“네이버웹툰, ‘포스트 디즈니’로 만들 것”

지민구 기자 2023. 1. 1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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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은 아시아에서 시작한 '포스트 디즈니'가 될 것입니다. 창작자들의 지식재산권(IP)을 전 세계로 보내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12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네이버웹툰은 한국 웹툰을 영어로 번역해 서비스하는 것을 넘어 미국 현지 작가를 섭외·육성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성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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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구 대표 美서 기자간담회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12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 세계에 지식재산권(IP)을 확산하는 ‘포스트 디즈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웹툰 제공
“네이버웹툰은 아시아에서 시작한 ‘포스트 디즈니’가 될 것입니다. 창작자들의 지식재산권(IP)을 전 세계로 보내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12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네이버웹툰이 가진 웹툰, 웹소설 등의 IP를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으로 확장·재생산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디즈니는 직접 IP를 개발하고 보유하고 이를 전 세계로 뿌려주고 있다”며 “네이버웹툰도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으로 이러한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영어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뒤 2016년 ‘웹툰 엔터테인먼트’로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석업체 ‘데이터AI’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4∼6월) 기준 네이버웹툰의 북미 지역 월 실사용자 수(MAU)는 1250만 명으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지역 이용자 중 70%는 25세 이하로 젊은층의 비중이 높다.

네이버웹툰은 한국 웹툰을 영어로 번역해 서비스하는 것을 넘어 미국 현지 작가를 섭외·육성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성장해 왔다. 네이버웹툰이 만든 창작 플랫폼 ‘캔버스’를 통해 북미 지역 12만 명 이상의 창작자들이 웹툰을 올리고 있다. 웹툰 서비스가 미국 시장에서 널리 알려지면서 스탠퍼드대 등 현지 명문 학교 졸업생들도 네이버웹툰의 채용 공고에 지원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되고 있는 ‘로어 올림푸스’는 지난해 7월 만화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아이즈너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머니 게임’은 한국 웹툰으로는 처음으로 해외 제작진과 출연자가 참여하는 미국 웹 예능 콘텐츠로 제작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 네이버웹툰은 여러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특히 산업적으로 ‘웹툰’의 인지도를 높이고 후발 사업자도 시장에 뛰어들 기회를 만든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많은 글로벌 사업자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10건 중 8건은 먼저 제안을 받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미국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는 현지 창작자, 협력사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수년간 머리를 노란색으로 염색하고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에서야 다시 검은 머리로 생활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북미 등 글로벌 시장 경쟁사로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 ‘넷플릭스’를 꼽았다. 웹툰을 뛰어넘어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한 플랫폼으로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이용자들의 많은 시간을 점유하는 콘텐츠 사업자와의 경쟁이나 협력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의 시간을 가져올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네이버웹툰의 경쟁 상대는 웹툰 외의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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