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스톤’의 당황스러운 변신[김학선의 음악이 있는 순간]
김학선 대중음악평론가 2023. 1. 18. 03: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남성, 백인, 미국, 중장년.
미국을 대표하는 음악 잡지 '롤링스톤'을 대표하는 이미지였다.
시대의 변화를 너무 의식해서인지 '롤링스톤'이 선정하는 각종 순위에서 비백인, 여성, 청년 음악가를 앞에 세우며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백인 록 음악이 없으면 못 살 것 같던 '롤링스톤'의 변신은 놀랍다 못해 당황스러울 정도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1〉 마이클 잭슨 ‘Human Nature’
남성, 백인, 미국, 중장년. 미국을 대표하는 음악 잡지 ‘롤링스톤’을 대표하는 이미지였다. 풀어 쓴 걸 한 번에 이어서 설명하자면 ‘미국의 중년 백인 남성이 듣는 록 음악’이 이 잡지가 가장 선호하는 장르였다. 그래서 ‘롤링스톤’은 꼰대 잡지로 불렸다. 잡지가 가지고 있는 위상이나 영향력만큼 비판의 크기도 커져 갔다.
세상은 변했다. ‘롤링스톤’도 변화를 택했다. 하지만 그 변화가 너무 급박해 어느 누구도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너무 의식해서인지 ‘롤링스톤’이 선정하는 각종 순위에서 비백인, 여성, 청년 음악가를 앞에 세우며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편승’이란 낱말이 절로 떠오르는 게 최근 ‘롤링스톤’의 행보다. 변화는 좋다. 하지만 ‘정도’라는 것이 있다.
최근 ‘롤링스톤’에서 공개한 ‘역대 위대한 가수 200’ 순위가 대표적이다. 이 순위는 한국의 언론에서도 많이 소개됐다. 아이유와 방탄소년단의 정국이 각각 135위와 19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 가수가 다른 매체도 아닌 ‘롤링스톤’이 선정한 ‘역대 위대한 가수’ 명단에 오른 건 기쁜 일이지만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롤링스톤’은 이번 순위를 공개하며 이 명단이 ‘가창력 순위’는 아니라고 밝혔다. 가창력을 포함해 독창성, 영향력, 음악적 유산 등을 두루 종합했다고 밝혔다. 이번 칼럼의 주인공으로 정한 마이클 잭슨은 86위에 올랐다.
86이라는 숫자 하나만으로 ‘롤링스톤’의 이번 순위가 얼마나 엉망인지를 알 수 있다. 물론 마이클 잭슨보다 노래를 잘하는 가수가 85명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자신들이 제시한 기준인 독창성과 영향력, 음악적 유산을 따졌을 때 85명이 있을 순 없다.
마이클 잭슨 앞에 있는 가수들의 이름은 음악 팬들을 더 황당하게 만들었다. 마이클 잭슨이 이룬 성과나 성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젊은 여성 가수들의 높은 순위는 과유불급이란 말이 절로 떠오르게 한다. 마이클 잭슨을 예로 들었을 뿐 납득할 수 없는 순위는 더 많다. 미국의 목소리라 불리던 냇 킹 콜과 토니 베넷은 순위에조차 들지 못했고,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케리와 함께 ‘3대 디바’로 불리었던 셀린 디옹 역시 이름을 찾을 수 없다. 이들의 배제 이유가 ‘나이 듦’ 또는 ‘백인’ 때문은 아니길 바랄 뿐이다. 당장 1위부터 11위까지는 모두 흑인 가수의 차지였다.
이쯤 되면 ‘롤링스톤’에서 이야기하는 ‘위대한 가수’란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백인 록 음악이 없으면 못 살 것 같던 ‘롤링스톤’의 변신은 놀랍다 못해 당황스러울 정도다. 농담을 섞어 ‘롤링공정’이라 불러도 될 만한 억지스러운 행위다.
‘롤링스톤’ 덕분에 마이클 잭슨의 ‘Human Nature’를 오랜만에 들었다. 이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그리고 이 아름다운 목소리가 담긴 위대한 앨범 ‘Thriller’를 발표한 가수의 순위가 겨우 86위다. 마이클 잭슨의 음악이 엉터리일 리는 없다. 그러니 ‘롤링스톤’의 이번 순위가 엉터리다.
세상은 변했다. ‘롤링스톤’도 변화를 택했다. 하지만 그 변화가 너무 급박해 어느 누구도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너무 의식해서인지 ‘롤링스톤’이 선정하는 각종 순위에서 비백인, 여성, 청년 음악가를 앞에 세우며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편승’이란 낱말이 절로 떠오르는 게 최근 ‘롤링스톤’의 행보다. 변화는 좋다. 하지만 ‘정도’라는 것이 있다.
최근 ‘롤링스톤’에서 공개한 ‘역대 위대한 가수 200’ 순위가 대표적이다. 이 순위는 한국의 언론에서도 많이 소개됐다. 아이유와 방탄소년단의 정국이 각각 135위와 19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 가수가 다른 매체도 아닌 ‘롤링스톤’이 선정한 ‘역대 위대한 가수’ 명단에 오른 건 기쁜 일이지만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롤링스톤’은 이번 순위를 공개하며 이 명단이 ‘가창력 순위’는 아니라고 밝혔다. 가창력을 포함해 독창성, 영향력, 음악적 유산 등을 두루 종합했다고 밝혔다. 이번 칼럼의 주인공으로 정한 마이클 잭슨은 86위에 올랐다.
86이라는 숫자 하나만으로 ‘롤링스톤’의 이번 순위가 얼마나 엉망인지를 알 수 있다. 물론 마이클 잭슨보다 노래를 잘하는 가수가 85명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자신들이 제시한 기준인 독창성과 영향력, 음악적 유산을 따졌을 때 85명이 있을 순 없다.
마이클 잭슨 앞에 있는 가수들의 이름은 음악 팬들을 더 황당하게 만들었다. 마이클 잭슨이 이룬 성과나 성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젊은 여성 가수들의 높은 순위는 과유불급이란 말이 절로 떠오르게 한다. 마이클 잭슨을 예로 들었을 뿐 납득할 수 없는 순위는 더 많다. 미국의 목소리라 불리던 냇 킹 콜과 토니 베넷은 순위에조차 들지 못했고,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케리와 함께 ‘3대 디바’로 불리었던 셀린 디옹 역시 이름을 찾을 수 없다. 이들의 배제 이유가 ‘나이 듦’ 또는 ‘백인’ 때문은 아니길 바랄 뿐이다. 당장 1위부터 11위까지는 모두 흑인 가수의 차지였다.
이쯤 되면 ‘롤링스톤’에서 이야기하는 ‘위대한 가수’란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백인 록 음악이 없으면 못 살 것 같던 ‘롤링스톤’의 변신은 놀랍다 못해 당황스러울 정도다. 농담을 섞어 ‘롤링공정’이라 불러도 될 만한 억지스러운 행위다.
‘롤링스톤’ 덕분에 마이클 잭슨의 ‘Human Nature’를 오랜만에 들었다. 이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그리고 이 아름다운 목소리가 담긴 위대한 앨범 ‘Thriller’를 발표한 가수의 순위가 겨우 86위다. 마이클 잭슨의 음악이 엉터리일 리는 없다. 그러니 ‘롤링스톤’의 이번 순위가 엉터리다.
김학선 대중음악평론가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中성장률, 목표치 ‘반토막’… 한국수출도 먹구름
- [단독]檢 “정진상이 두산 청탁 맡고, 유동규가 차병원 담당”
- 檢, 김성태 오늘 구속영장 청구 방침… 이재명측, 檢출석 여부 고심
- [오늘과 내일/이승헌]윤 대통령에게 장제원은 어떤 존재인가
- [단독]외고에 국제 관련 교과 개설… 국제고와 사실상 통합 추진
- “설에 전 부치기 겁나네”… 식용유-녹두값 1년새 36% 올라
- 韓-UAE “원전 수출 협력”… 한국이 실패했던 英 수주 재도전
- 檢, 이재명 이틀이상 조사할 수도… 李측근들 “출석말라” 만류
- 국산 전투기 KF-21, 첫 초음속 비행 성공
- [수요논점]“소선거구제냐, 중대선거구제냐” 저마다 동상이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