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발달장애인 대상자 33만명인데… 실종 방지 ‘배회감지기’ 보급은 5600대뿐

최미송 기자 2023. 1. 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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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지 1년 6개월 가까이 지났는데 아직 못 찾았죠. 배회감지기만 착용하고 있었어도 금방 찾았을 텐데." 2021년 7월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던 치매 환자 김모 씨(74)는 집 근처에서 실종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 같은 기준에 따라 배회감지기를 받을 수 있는 대상자는 치매 환자 약 23만 명, 발달장애인 약 10만 명 등 총 33만여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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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무료배포에도 보급률 1%대
전문가 “실종자 찾기에 큰 도움
보급률-활용도 높일 방안 찾아야”

“실종된 지 1년 6개월 가까이 지났는데 아직 못 찾았죠. 배회감지기만 착용하고 있었어도 금방 찾았을 텐데….”

2021년 7월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던 치매 환자 김모 씨(74)는 집 근처에서 실종됐다. 김 씨 사건을 맡았던 서울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17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3개월 동안 수사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치매 환자나 발달장애인의 경우 실종 시 일반인에 비해 못 찾을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2021년 7월부터 배회감지기 무료 배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배회감지기 보급률이 1%대에 불과해 실질적인 도움이 못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실종 후 찾지 못한 상태로 남은 치매 환자는 27명, 지적 장애나 자폐 증상이 있는 발달장애인은 57명이다.

배회감지기는 △안심존 이탈 시 알림 △SOS 호출 △실시간 위치 추적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 보급 대상은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치매 환자와 중앙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 등록된 발달장애인 중 실종 위험이 있는 환자와 장애인이다. 또 경찰청에 지문 등록이 돼 있어야 배회감지기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 같은 기준에 따라 배회감지기를 받을 수 있는 대상자는 치매 환자 약 23만 명, 발달장애인 약 10만 명 등 총 33만여 명이다. 하지만 2021년 3106대, 지난해 2507대 등 2년간 5613대(1.7%)밖에 보급되지 않았다.

치매 환자 등이 배회감지기 착용이 불편하다며 반납하는 경우도 있다. 손목시계형, 목걸이형, 열쇠고리형 등을 보급하고 있지만 몸에 부착하거나 들고 다니는 걸 번거로워하는 치매 환자 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치매를 앓는 남편을 돌보는 김복순 씨(73)는 “남편이 길거리에서 배회한 경험이 2, 3번 있어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배회감지기를 신청해 받았다. 그런데 남편이 몸에 닿는 걸 극도로 꺼려 제대로 사용한 적이 없다”고 했다. 영국의 경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속옷 부착형 신고장비인 ‘퍼스널 가디언(Personal Guardian)’을 활용하고 있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배회감지기가 실종자 찾기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 등에서 배회감지기 보급률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회감지기
치매환자나 발달장애인 등 공간 인지능력이 낮은 환자들의 실종을 예방하는 위치추적 장치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사용자의 위치나 외출 여부를 보호자의 단말기로 전송해 알려준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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