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영웅의 자녀들을 위한 다짐[기고/박민식]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2023. 1. 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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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에 남편이 떠난 충격으로 아이가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해서 아빠는 훌륭하게 돌아가셨는데 아이가 나중에 커서 아빠를 원망하지 않을까." 최근 열린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 업무협약식장에서 어머님 한 분이 울음을 삼키며 어렵게 말을 이어 갔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국가보훈처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웅의 어린 자녀들을 정부와 사회 공동체가 함께 나서 따뜻하게 보살펴야 한다는 취지로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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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에 남편이 떠난 충격으로… 아이가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해서… 아빠는 훌륭하게 돌아가셨는데 아이가 나중에 커서 아빠를 원망하지 않을까….”
최근 열린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 업무협약식장에서 어머님 한 분이 울음을 삼키며 어렵게 말을 이어 갔다. 그분의 배우자는 한강에 투신한 실종자를 찾기 위해 수색하던 중 순직한 경찰관이다. 참석자 사이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왔고 순간, 내 머릿속에도 어린 시절 기억이 스쳤다.
나의 아버지는 내 나이 일곱 살이던 1972년 월남(베트남)에서 전사하셨다. 홀로 된 어머니는 ‘구포시장 월남댁’이 되었고, 나는 ‘원호대상자’가 되었다. 당시 학교는 가정환경조사라는 명목으로 ‘원호대상자’를 조사했는데, 손을 들 때마다 왠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웠다. 유년기와 사춘기 시절 내 마음속에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아버지에 대한 ‘자랑스러움’ 대신 원호대상자라는 ‘부끄러움’이 자리 잡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50여 년이 흘렀다. 그동안 나 자신에게도, 우리 사회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보훈제도 또한 구호적 개념인 ‘원호(援護)’에서 국가를 위한 희생에 합당한 예우인 ‘보훈(報勳)’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순직 국가유공자의 아들과 딸들이 “우리 아빠(엄마)는 대한민국을 지킨 영웅”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려면 여전히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것 중 하나는 미성년 자녀에 대한 정서·심리 지원이다. 부모님의 빈자리를 금전적 보상만으로 채울 수 없다. 공동체의 따뜻한 격려와 진심 어린 보살핌으로 채울 수 있도록 보훈 패러다임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국가보훈처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웅의 어린 자녀들을 정부와 사회 공동체가 함께 나서 따뜻하게 보살펴야 한다는 취지로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는 전몰·순직 군경 미성년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은 물론이고 정서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게 지원하기 위한 종합지원 프로그램으로, 장학금을 포함해 생일·기일 등 각종 기념일에 축하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것에서부터 치유 프로그램과 심리 상담, 멘토링 지원 등 자녀들의 연령·성별 등을 고려한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하였다.
미국의 경우 TAPS(군인), COPS(경찰), NFFF(소방관) 등 비영리단체가 제복 공무원 순직 시 유가족에 대한 지원을 정부와 분담하여 운영하는 것에서 착안하여 우미희망재단, 어린이재단과 손을 잡았다.
일제로부터의 독립, 6·25전쟁 그리고 지금 이 시간까지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마다하지 않은 영웅의 헌신과 용기가 있었기에 우리는 이 땅에서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그 자녀들에게 “당신의 부모는 우리의 영웅”이라는 것을 알리고 예우하며 그 빚을 갚아야 할 때다.
‘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국가보훈처가 그리고 대한민국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영웅의 남겨진 자녀들이 그 안에서 자긍심을 느끼며 밝고 당당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국가보훈처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터다.
최근 열린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 업무협약식장에서 어머님 한 분이 울음을 삼키며 어렵게 말을 이어 갔다. 그분의 배우자는 한강에 투신한 실종자를 찾기 위해 수색하던 중 순직한 경찰관이다. 참석자 사이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왔고 순간, 내 머릿속에도 어린 시절 기억이 스쳤다.
나의 아버지는 내 나이 일곱 살이던 1972년 월남(베트남)에서 전사하셨다. 홀로 된 어머니는 ‘구포시장 월남댁’이 되었고, 나는 ‘원호대상자’가 되었다. 당시 학교는 가정환경조사라는 명목으로 ‘원호대상자’를 조사했는데, 손을 들 때마다 왠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웠다. 유년기와 사춘기 시절 내 마음속에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아버지에 대한 ‘자랑스러움’ 대신 원호대상자라는 ‘부끄러움’이 자리 잡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50여 년이 흘렀다. 그동안 나 자신에게도, 우리 사회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보훈제도 또한 구호적 개념인 ‘원호(援護)’에서 국가를 위한 희생에 합당한 예우인 ‘보훈(報勳)’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순직 국가유공자의 아들과 딸들이 “우리 아빠(엄마)는 대한민국을 지킨 영웅”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려면 여전히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것 중 하나는 미성년 자녀에 대한 정서·심리 지원이다. 부모님의 빈자리를 금전적 보상만으로 채울 수 없다. 공동체의 따뜻한 격려와 진심 어린 보살핌으로 채울 수 있도록 보훈 패러다임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국가보훈처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웅의 어린 자녀들을 정부와 사회 공동체가 함께 나서 따뜻하게 보살펴야 한다는 취지로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는 전몰·순직 군경 미성년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은 물론이고 정서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게 지원하기 위한 종합지원 프로그램으로, 장학금을 포함해 생일·기일 등 각종 기념일에 축하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것에서부터 치유 프로그램과 심리 상담, 멘토링 지원 등 자녀들의 연령·성별 등을 고려한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하였다.
미국의 경우 TAPS(군인), COPS(경찰), NFFF(소방관) 등 비영리단체가 제복 공무원 순직 시 유가족에 대한 지원을 정부와 분담하여 운영하는 것에서 착안하여 우미희망재단, 어린이재단과 손을 잡았다.
일제로부터의 독립, 6·25전쟁 그리고 지금 이 시간까지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마다하지 않은 영웅의 헌신과 용기가 있었기에 우리는 이 땅에서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그 자녀들에게 “당신의 부모는 우리의 영웅”이라는 것을 알리고 예우하며 그 빚을 갚아야 할 때다.
‘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국가보훈처가 그리고 대한민국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영웅의 남겨진 자녀들이 그 안에서 자긍심을 느끼며 밝고 당당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국가보훈처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터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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