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불편·당국 압박에도…은행 ‘9~16시 환원’ 게걸음

박지현 기자 2023. 1. 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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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풀리면 영업시간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1시간 줄인 영업시간을 다시 늘리라는 여론(국제신문 지난 9일 자 14면 등 보도)과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국민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있는데도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이 지속돼 불편이 커지고 있다"며 "하루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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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대표단 “정상화 여론 공감”

- 실내 마스크 풀면 즉각 복원 방침
- 금융 노조는 “조율 필요” 난색
- 노사TF 2차회의 일정도 못 잡아

은행권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풀리면 영업시간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1시간 줄인 영업시간을 다시 늘리라는 여론(국제신문 지난 9일 자 14면 등 보도)과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노조는 정상화 시점을 못 박는 데 난색을 보여 논의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모 은행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노사 산별교섭 사측 대표단은 전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영업시간 정상화에 관한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는 교섭 대표기관인 SC제일은행 하나은행 대구은행 수출입은행 등의 대표자가 참석했다. 대표단은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국민 불편이 크다는 점에 공감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 즉각적인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노조와는 지속해서 협의하기로 했다.

관건은 노조의 입장이다. 최근 출범한 ‘금융 노사(금융노조-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영업시간 관련 태스크포스(TF)’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지난 12일 TF 첫 회의에서는 구체적 성과가 없었고, 다음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의 ‘실내 마스크 해제 후 즉각 정상화’ 요구를 “시기 조율이 필요하다”며 꺼린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일각에서는 폐점은 오후 3시30분에서 4시로 환원하더라도, 개점은 오전 9시30분을 유지하자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 한 은행 관계자는 “애초 영업시간을 단축했던 이유가 사라졌는데, 복원에 반대할 명분은 없다”면서도 “노사 결정에 따라야 하니 논의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영업시간이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 반~오후 3시 반’으로 단축된 것은 2021년 7월 12일부터다. 정부가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하면서, 금융 노사는 수도권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하기로 한시적으로 합의했다. 부산지역 은행은 2021년 7월 21일부터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같은 해 10월 금융 노사가 참여한 중앙노사위원회가 ‘코로나19 방역 지침상 사적 모임, 다중이용시설 제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까지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을 유지한다’고 의결하면서 영업시간 단축이 전국 단위로 확대됐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는데도 은행은 영업시간을 복원하지 않아 잇따른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국민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있는데도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이 지속돼 불편이 커지고 있다”며 “하루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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