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성장률 1%P 하락때 韓 0.15%P 떨어져… “수출시장 다변화 시급”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2023. 1. 1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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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장률 추락] ‘中 3%성장’ 쇼크에 韓경제도 먹구름
韓, 작년 대중수출이 전체 23% 차지… 기업 ‘탈중국 리스크 관리’가 관건
“中, 핀테크 키워 올 성장회복” 전망도
중국이 17일 발표한 지난해 경제성장률 3%는 세계은행이 추산한 세계 성장률 2.9%와 비슷하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중국이 성장률 2∼3%로 예상되는 다른 주요국과 비슷한 성장에 그쳤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는 한국 경제에도 적신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 성장률은 0.1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 中, 핀테크 규제 풀며 ‘경제 회복’ 시동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기승이던 2020년(2.2%)보다는 높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뒷걸음질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당시 중국은 한국(―0.7%), 일본(―4.5%), 미국(―3.4%) 등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때 ‘나 홀로’ 성장했다.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 덕분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은 것도 제로 코로나 정책이었다. ‘경제 수도’ 상하이를 시작으로 베이징 광저우 같은 주요 대도시가 전면 봉쇄돼 생산과 물류가 마비됐다. 지난해 4분기(10∼12월) 경제 반등을 기대하면서 정책을 폐기했지만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해 공장이 봉쇄되고, 외출을 꺼리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소비는 되레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3연임에 성공해 정치적 기반을 확고히 다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경제 회복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2.9%)이 시장 전망치(1.8%)보다 높은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는 해석이다.

중국은 특히 옥죄어 왔던 핀테크 기업 숨통을 틔워 주는 것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당국의 전방위 규제를 받은 차량 호출서비스 업체 디디추싱(중국판 우버)은 19개월 만에 신규 사용자 등록을 재개한다고 16일 밝혔다. 디디추싱은 당국의 반대에도 2021년 6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꾀했다가 규제를 받게 됐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활성화, 코로나19 확산 방지, 지방정부 부채 해소같이 중국 경제를 정상 궤도로 올리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2023년 미국·중국 대전망 전문가 좌담회’에서 “중국의 지난 3년간 누적성장률이 3%에 그쳤고 이를 빨리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 中 경기부진에 대중 무역적자 고착화 우려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하면 한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對中) 수출은 1558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22.8%를 차지했다.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낸 지난해를 제외하고 2021년 대중 무역 흑자는 243억 달러로 전체 무역 흑자의 83%였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많이 번졌고 반도체 경기 하락, 이태원 사태 등을 이유로 4분기 경제 지표가 나쁘게 나왔다”며 “4분기 음의 성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굉장히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역(逆)성장했다면 2020년 2분기(4∼6월) 이후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는 지난해 12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0%에서 0.7%로 내려 잡았다. 노무라증권은 ―0.6%로 역성장을 전망했다.

중국의 구조적인 저성장으로 대중 무역이 만성적자로 고착화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면서 시장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7일 전경련 좌담회에서 “기업이 탈(脫)중국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는가가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중간재 생산 분야에서는 한국이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기회이며 이를 위한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과 세제 혜택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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