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위` 호건 美 메릴랜드주지사, 州지지율 77% 안고 퇴임

공화내 ‘反트럼프’로 차기대선 도전할듯
전국적인 지지율 올리기가 관건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지난 5일(현지시간) 아나폴리스에 있는 메릴랜드주정부 청사에서 개최한 미주한인의 날 120주년 선포 및 기념행사에서 축사하고 있다. [아나폴리스(美 메릴랜드주)=연합뉴스]

이른바 '한국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70%를 웃도는 주 내의 높은 지지율을 안고 8년 임기를 마무리하고 18일(현지시간) 퇴임한다.

메릴랜드 지역매체 WBAL 보도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곤살레스가 지난 9∼14일 메릴랜드 등록 유권자 823명을 상대로 조사(오차범위 ±3.5%포인트)한 결과, 호건 주지사에 대한 지지율이 77%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81%,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68%, 무당층에서는 76%의 유권자가 호건 주지사를 각각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랜드주는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공화당 소속인 호건 주지사는 중도 온건 성향으로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높은 지지를 받아왔다.

곤살레스는 지난 8년간 호건 주지사의 주내 지지율이 67∼78%였다고 밝혔다.

호건 주지사는 2015년 첫 임기를 시작해 재선에 성공하며 두 번의 주지사직을 수행했지만, 메릴랜드주의 연임 제한 규정 탓에 이번에 물러나게 됐다.

그의 후임은 메릴랜드에서 첫 흑인 주지사가 되는 민주당 소속의 웨스 무어다. 무어는 지난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지지한 댄 콕스 메릴랜드 주의회 의원을 꺾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각을 세워왔던 호건 주지사는 당시 같은 당임에도 콕스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

호건 주지사는 2024년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공화당 유력 후보로 분류된다. 다만,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는 메릴랜드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됐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인기와는 큰 차이가 있다. 호건 주지사는 전국적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등에게도 지지율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

하지만 그는 공화당 연방상원 지도부의 상원의원 출마 권유를 뿌리칠 정도로 당내에서는 인정받고 있다. 그 역시 차기 대선을 노리겠다는 의향을 내비치기도 했다.

호건 주지사는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를 부인으로 둬 재임 기간에 한국에 대한 관심을 많이 표출했다.

재임 8년 내내 '미주 한인의 날' 행사를 개최해왔고, 지난 5일 주정부 청사에서 열린 마지막 행사에서는 "이제 주지사직을 내려놓지만 저는 영원히 한국의 사위이며 이를 자랑스러워할 것"이라면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지난해에는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선포한 바 있다. 그는 "공관에서 이사 나갈 때 당연히 김치냉장고도 가져간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