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분’ 김남국, 한동훈 직격 “단군 이래 제일 오만…이런 장관 여태껏 없었다”

한동훈 장관의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수사 발언 두고, 민주당서 날선 비판 쏟아져
韓,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관련 “범죄인이 해외 도피하면 최선을 다해 잡아 오는 게 국가 임무”
김남국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쉬지 않고 수사 중 사건에 대해 마구 말하는 장관 없었다”
“韓 장관의 편향되고 삐뚤어진 입이 정치보복의 증거”
“아예 野에 시비라도 하듯이, 수사 중 사건에 대해 자기가 정해놓은 시나리오 막 던져”

김남국(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남국 의원실 제공,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장관이 지난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 출석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국내 송환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검찰의 정치적 의도를 주장하는 데 대해 "범죄인이 해외 도피하면 최선을 다해 잡아 오는 게 국가 임무"라고 밝힌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같은 발언을 한 한동훈 장관을 겨냥해 "진짜 단군 이래 제일 말 많고, 오만한 법무부 장관"이라면서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쉬지 않고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 마구 말하고, 수사에 직접 개입한 법무부 장관은 여태껏 없었다"고 맹폭했다.

김남국 의원은 18일 '한동훈 장관의 편향되고 삐뚤어진 입이 정치보복의 증거입니다'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한동훈 장관이 어제 한 말이다. '멀쩡한 기업을 사냥해서 주가 조작하고, 돈 빼돌리고, 정치인에게 뒷돈 주고, 북한에 몰래 돈 준 범죄인이 수사 받다가 해외 도피하면 최선을 다해서 잡아와야 하는 것이 국가 임무', '국민은 '깡패 잡는 배후' 아닌 '깡패 배후'가 궁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역대 법무부 장관은 항상 말을 아꼈다. 민감한 정치적 사건은 더더욱 그랬다. 기자들이 수차례 질문을 해도 오해를 살 수 있었기 때문에 조심했다"며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서 의원들의 질의에 아주 제한적으로 답변하는 것이 전부였다"고 역대 법무장관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그런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아예 야당에 시비라도 하듯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 자기가 정해놓은 시나리오를 막 던진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의 최측근이 법무부 장관을 하고, 이재명 수사 검사들을 전부 윤석열 라인 검사로 바꿔서 정치 수사란 비판이 높다. 말을 아끼고 신중해야 할 장관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한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의자가 입국하기도 전에 멀쩡한 기업 사냥해서 주가 조작했다, 정치인에게 뒷돈 줬다, 북한에 돈 줬다, 돈 빼돌린 범죄인이라고 말한다. 이 중에 확인된 사실은 북한에 돈을 전달했다는 것뿐"이라며 "법무부 장관이 천공이라도 만나고 왔나 보다. 어떻게 수사도 하지 않고 혐의를 단정해서 범죄자로 몰아갈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북치고 장구 치고 아예 혼자서 판사까지 다 할 생각인가 보다"라며 "혹시 자신이 너무 똑똑하다고 착각한 나머지 전지전능하다는 생각에까지 이른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그리고 일국의 장관 명예만 중요한지 묻고 싶다. 일국의 장관인 자신의 명예는 엄청 중요하게 생각해서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질의하는 김의겸 의원에게 화내면서 싸운다"면서 "반면 아직 조사 한 번 받지도 않고 심지어는 입국도 안 한 상태의 피의자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 사실을 단정적으로 말하고, 공공연하게 깡패라고 말한다. 이게 정상인 법무부 장관인가"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이어 "한동훈 장관의 편향되고 삐뚤어진 입이 정치보복의 증거"라며 "수사 한 번 하지 않은 피의자를 깡패라 하고, 여러 가지 범죄 사실을 단정적으로 확신에 차서 말하는 것을 보고, 입국 전부터 검찰이 아예 시나리오를 짰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수사 중인 사건을 법무부 장관이 임의로 규정을 하고,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지켜야 할 법무부 장관이 시도 때도 없이 정신없이 나서서 야당 대표를 공격하고 있다"며 "이러니까 당연히 '정적 죽이기 수사다', '정치보복 수사다'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직격했다.

앞서 지난 16일 국회 법사위 출석으로 국회를 찾은 한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가 수사 받는 사건으로 기소된 분도 많으시고 구속된 분도 많고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도 계신다"며 "맥락에 맞지 않는 공허한 음모론이나 힘자랑 뒤에 숨는 단계는 오래전에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팩트와 증거로 말씀하시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면서 "그게 이제 그 분을 포함해 민주당이 말하는 당당하게 수사에 응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도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