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앞 전통시장 새 풍경…'새벽배송' 현장 가보니(영상)
빠른배송 스티커 붙은 곳서 구매 가능
"편하다" "QR코드 낯설다" 반응 다양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명절 연휴를 닷새 앞둔 16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1번 출구를 나가자마자 장바구니를 든 사람들로 거리가 북적였다. 청량리종합시장을 가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다.
역 근처 붕어빵 5개가 1000원이다. 청량리종합시장의 물가를 가늠할 수 있다. 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졌지만, 모두가 추운 줄도 모르고 명절 선물을 고르고 있었다.
이곳은 '우리시장 빠른배송' 물류센터가 있는 전통시장이다. '우리시장 빠른배송'은 접수에서 배송·정산까지의 과정이 디지털화돼 소비자가 상품을 온·오프라인으로 주문한 뒤 빠르면 주문 당일이나 다음날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청량리종합시장은 전체 점포 155개 중 136개 점포에서 빠른배송을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 빠른배송으로 명절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동그란 빠른배송 스티커를 찾아 돌아다녔다.
점포 열 개 중 일곱 개가 빠른배송에 참여하지만 모두 스티커를 붙여놓지는 않아 직접 물어봐야 하는 곳도 있었다.
시는 18일 주문 건까지 명절 전 배송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상인들은 명절을 앞두고 주문이 늘어나 새벽 배송과 당일 배송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고구마와 감자 등 구황작물을 판매하는 50대 김모 씨는 "원래 오늘 주문하면 일반적으로 내일 배송되는데 명절이라 더 늦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점포 앞에는 '우리시장 빠른배송'이라는 로고가 적힌 냉동트럭과 리어카가 드나들었다. 같은 로고가 적힌 옷을 입은 배송 기사는 선물 포장된 명절 선물을 물류창고로 옮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배송 기사는 시장 근처에 있는 물류센터로 포장된 택배를 가져갔다. 우리시장 빠른배송 주문이 많은 가게를 물으니 한 과일가게를 알려줬다. 과일가게 앞에는 큐알(QR) 코드가 붙은 선물세트가 쌓여있었다.
이곳에서 '제주명품'이라는 스티커가 붙은 레드향을 샀다.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주소, 번호를 적으니 보자기로 선물 포장을 해줬다. 그 위에 우편번호를 큐알 코드로 만든 스티커로 붙이고 배송기사가 가져갈 수 있게끔 쌓인 선물들 위에 올려놨다.
30년째 과일가게를 운영한다는 박모 씨는 "온라인으로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 손님이 배송도 빠르다고 하시더라"며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종합시장을 살리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빠른배송에 참여하는 상인들은 포장만 해놓으면 알아서 가져가 배송을 해줘 편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씨는 "물류창고가 따로 있어서 창고에 가져간 후 택배로 실어간다"며 "주문 들어온 상품을 준비해놓으면 알아서 가져가 배송해주니 편하다"고 말했다.
10년째 곶감 가게를 운영 중인 영모(51) 씨는 "이렇게 배송하는 시스템이 낯설었는데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다"며 "(손님이) 와서 택배로 주문하면 우리가 등록하고, 알아서 와서 가져가니까 훨씬 편해졌다"고 웃었다. 다만 "전통시장이다 보니 인터넷보다는 직접 오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반면 손으로 주소를 적던 시스템에서 다시 큐알코드로 입력해야 하는 과정이 불편하다는 상인도 있었다. 나이대가 있는 상인이 많다 보니 큐알코드가 낯설다는 것이다.
한 과일가게 사장은 "수기로 받아서 작성해왔는데 주소를 입력해서 큐알로 변환해야 하니까 번거롭다"고 털어놨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상인들의 불편 사항을 듣고 반영하고 있다"며 "큐알 코드가 번거롭다는 상인들의 불편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우리시장 빠른 배송은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처음 도입됐다. 현재 청량리종합시장, 노량진수산시장, 암사종합시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은 청량마켓, 네이버 동네시장장보기, 빈손장보기, 당근마켓 등에서 빠른배송으로 구매하면 된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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