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UAE 동행 기업인들과 만찬... “공무원이 갑질땐 전화달라”

아부다비·두바이/김동하 기자 2023. 1. 1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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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동행 기업인과 만찬 “첫째, 둘째, 셋째도 경제”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각) 순방에 동행한 한국 기업인들에게 “저는 대한민국 영업사원”이라면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라는 각오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콘래드 아부다비 에티하드타워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7/뉴스1

윤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경제 사절단으로 온 기업인 130여 명과 만찬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공무원들은 늘 기업에 대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며 “저도 공직에 있다는 생각보단 기업 영업 부서나 기획 부서의 직원이라는 생각을 갖고 임하고 있다”고 했다. ‘세일즈 외교’를 내걸고 첫 중동 방문에 나선 윤 대통령이 수출과 투자 유치에 국정 우선순위를 두고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업 혼자 뚫기 어려운 시장을 함께 뚫어내는 것이 진정으로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공무원들을 상대할 때 ‘갑질이다’ 싶은 사안은 제게 직접 전화해달라. 여기 우리 용산(대통령실)에도 알려주면 저희가 즉각 조치하겠다”고 말해 장내 웃음이 터졌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저희는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에 빠지지 않고, 아주 단단한 상식에 기초해서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며 “어려운 말이 나오면 그건 다 거짓말”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업 지원을 위해 공직 사회의 관료주의적 타성을 깨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300억달러(약 37조2600억원) 투자를 약속하면서 한국에 대한 ‘신뢰’를 언급했다면서 “경제인 여러분께서 일궈낸 성과”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이 창출한 성과들은 새로운 중동 붐을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역량을 펼치고 뛸 수 있도록 업고 다니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UAE의 탄소 제로(0) 도시인 ‘마스다르’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를 거론하며 “우리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립전시장에서 열린 ‘아부다비 지속 가능성 주간’ 개막식에서 최태원(왼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이 악수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대통령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만찬 행사를 시작하면서 참석자 130여 명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했다. 만찬에는중견·중소기업인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장, 관계 부처 장관과 대통령실 참모들도 참석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아부다비 한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기업인들에게 “여러분은 양국 경제협력의 중추이고 혁신을 이끄는 주역”이라며 “슈크란 자질란(아랍어로 ‘대단히 감사하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 협력 사례를 기반으로 핵연료, 소형원자로(SMR) 기술 개발뿐 아니라 제3국 공동 진출 등을 포괄하는 새로운 원전 협력 모델을 세계에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채택된 한·UAE 정상 간 공동성명에선 무함마드 대통령이 한국에 투자를 약속한 300억달러를 명기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명시적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부와 기업 간에는 총 48건의 양해각서(MOU)와 계약이 체결됐다. 이와 별도로 한·UAE 비즈니스 상담회에선 양국 100여 개 기업이 참석해 257건의 일대일 상담을 했고, 계약을 추진하기로 한 금액이 1100만달러에 이른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UAE 측은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 수행원들에게 현대 제네시스 G90 차량을 구입해 의전 차량으로 제공했다. UAE는 지난 15일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선 기마병(80기), 낙타병(100기)을 도열시켰다. UAE가 외빈에게 낙타병 도열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대통령실은 “낙타는 사막을 함께 건너는 동반자를 의미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두바이로 이동해 미래박물관에서 개최된 ‘미래 비전 두바이 포럼’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과학기술에 기반한 연대와 협력을 통해 기후 위기, 팬데믹, 고령화, 저성장이라는 인류 공통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3박 4일에 걸친 UAE 방문을 마치고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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