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초선 48명 성명 “나경원, 尹대통령 모욕… 정치적 사기행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이던 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 여당 정치인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았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와 관련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기후대사직에서 해임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이날 대통령실은 김대기 비서실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계시는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 48명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본인의 희망에 따라 맡겨진 2개의 장관급 자리를 무책임하게 수행한 데 대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책임을 물었는데도, 참모들의 이간계 탓으로 돌렸다”며 “나 전 의원에게는 대통령이 악질적인 참모들에 둘러싸여 옥석구분도 못하는 무능한 지도자로 보이나”라고 했다.
초선의원들은 “대통령과 참모를 갈라치면서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그 갈등을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건 20년 가까이 당에 몸담은 선배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렵다”며 “말로는 대통령을 위한다면서 대통령을 무능한 리더라고 모욕하는 건 묵과할 수 없는 위선이며 대한민국에서 추방돼야 할 정치적 사기행위”라고 했다.
이어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허니문을 파탄내며 당과 정부를 혼란에 빠뜨린 직전 지도부의 실패를 벌써 잊었나”라며 “자신의 출마 명분을 위해 대통령 뜻을 왜곡하고, 동료들을 간신으로 매도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나 전 의원은 지금 누구와 어디에 서 있나”라고 했다.
당 중진인 홍준표 대구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 전 의원이) 칭얼대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딱하기 그지없다”며 “이미지 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한사람으로 끝났다. 대통령실 참모들까지 비난 하면서 매달리는 것은 대통령 측과 결별만 더욱더 빨리 오게 만들 뿐”이라고 했다.
홍준표 시장은 “아직 임기가 4년도 더 남은 대통령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이제 그만 자중 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며 “뜬구름 같은 여론조사 하나만 믿고 덤비다가는 큰 낭패를 보는 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실 입장발표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초선의원들의 집단성명에 대해서도 “제가 그 내용을 아직 못 봤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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