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김영미, ‘무보급 단독’ 남극점 정복…한국인 최초
[앵커]
산악인 김영미 씨가 썰매를 끌고 천 백km 넘게 혼자 이동하는 힘겨운 여정 끝에, 남위 90도 남극점을 밟는 데 성공했습니다.
중간에 식량 등 물자를 보급받지 않은 '무보급 단독' 남극점 정복, 한국인 최초입니다.
심병일 기자입니다.
[리포트]
눈과 얼음으로 덮힌 광활한 남극 대륙, 산악인 김영미는 스키를 신고 100kg이 넘는 썰매를 끌며 한 발 한 발 나아갔습니다.
중도에 식량과 장비 등을 보급받지 않고 혼자 하루 평균 11시간을 걸었습니다.
지난해 11월 27일, 허큘레스 인렛에서 출발한 김영미는 무려 52일간 1,185km를 이동하는 기나긴 사투 끝에 남위 90도 남극점을 밟았습니다.
큰 구슬 모양의 남극점 표식 옆에서 환호한 김영미, 한국인 최초로 '무보급 단독' 남극점 도달이라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김영미는 개인 SNS를 통해 "남극점에 섰지만, 내일이면 과거에 불과하다. 50여 일의 긴 여정이 하룻밤 꿈 이야기 같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과거 허영호와 박영석이 각각 팀을 꾸려 무보급으로 남극점에 도달한 적은 있지만 김영미는 오롯이 혼자였습니다.
영하 25도를 오르내리는 살인적인 추위와 강한 바람, 그리고 일시적인 시력 상실과 경로 이탈 등 숱한 난관을 혼자만의 힘으로 뚫고 전진했습니다.
장비 고장과 체력 저하 등으로 원정의 힘듦과 고통을 토로했지만 초인적인 힘으로 이겨냈습니다.
[김영미/출국 전 :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지금 하거든요. 하지만 그걸 잘 넘기는 게 저의 중요한 몫이죠."]
7대륙 최고봉 완등에 이어 한국 남극 도전사에 큰 획을 그은 김영미, 대자연 속에서 펼칠 다음 발걸음이 기대됩니다.
KBS 뉴스 심병일입니다.
심병일 기자 (sb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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