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측근 줄줄이 체포·구속..."지옥같이 살았다"
심리적 압박감 커진 데다 그룹 상황도 고려한 듯
수용소 환경 못 견뎌 귀국 결심했다는 분석도
[앵커]
한때 송환 거부 소송을 제기해 '지연전'을 펼칠 거로 예상됐던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돌연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체포 뒤 구금된 수용소 환경부터 주변인들을 압박하는 검찰의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태원 기자입니다.
[기자]
[김성태 / 쌍방울 전 회장 : 제 가족들, 저 때문에 회사 사람들 구속된 데 대해서…. 그들 때문에 하루하루 지옥같이 살았습니다.]
가족들 생각에 도피 생활이 지옥 같았다는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
실제로 김 전 회장의 주변 인물들은 줄줄이 구속되거나 체포된 신세입니다.
먼저, 친동생인 쌍방울 김 모 부회장은 김 전 회장의 국외 도피를 도운 혐의 등으로 지난 13일 구속됐습니다.
또, 쌍방울 재무 흐름 전반을 관리해 '금고지기'로 불리는 재경총괄본부장, 매제 김 모 씨도 수사가 시작되자 해외로 도피했다가 지난달 태국에서 체포됐는데, 현지 법원에 송환 거부 소송을 내고 귀국을 미루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촌 형 양선길 쌍방울 현 회장마저 자신과 나란히 붙잡히자, 김 전 회장이 받는 심리적 압박감이 극도로 커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에다, 계열사 임원과 그룹 비서실장 등 3명도 구속되는 등 쌍방울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성태 / 쌍방울 전 회장 : (검찰 조사 앞두고 심경 같은 거라도 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부족한 저 때문에 우리 회사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상처받는 거, 그게 많이 죄송스럽습니다.]
김 전 회장 등이 엿새 동안 갇혀있었던 태국 방콕 이민국 수용소 환경이 귀국을 결심하는 데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과거 수용소를 찾았던 난민단체는 "한 방에 백 명 넘는 사람이 머무는데 화장실은 2개뿐이고 식사나 의료환경도 좋지 않다"는 수감자의 증언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섯 달 넘는 기간 방콕 중심부를 자유롭게 활보해 온 김 전 회장이 수용소 생활을 버티기란 쉽지 않았을 거란 추측이 나오는 겁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체포 직후 불법 체류 사실을 부인하며 추방을 거부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가 돌연 생각을 바꿔 귀국을 선택했습니다.
가족과 친인척을 옥죄는 포위망을 좁히는 검찰의 전략에다, 직접 경험한 열악한 수용소 현실까지 겹치며, 김 전 회장은 결국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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