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대학병원 소아과 전공의 지원 ‘0’
[KBS 부산] [앵커]
중증 소아환자에게 필수적인 소아전문응급의료기관이 부산에 한 곳도 없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문제는 또 있습니다.
정작 부산에서 일할 의사를 찾기 어렵다는 건데요,
올해 부산에 있는 대학병원에서는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한 전공의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운대구에 있는 한 대학병원입니다.
이 병원에서는 올해도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한 전공의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벌써 5년째입니다.
다른 대학병원들의 사정도 다르지는 않습니다.
부산 지역 5개 대학병원, 모두 지원자가 없어 올해 소아과 전공의를 뽑지 못했습니다.
[박경희/부산대병원 소아청소년과장 : "중환자도 그렇고, 응급환자도 그렇고, 응급실을 운영하려면 전공의 역할이 엄청 중요한데 이런 전공의가 부재하게 되면 대학병원 입장에서도 응급실을 가동할 수 없게 됩니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기피 과에 지원하는 전공의가 줄고, 병원까지 경영 문제로 포기한다면 결국 의료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선 의사/음성변조 : "산부인과 무너지고, 외과도 간당간당하죠. 외과는 이제 10년 지나고 나면 부산에서 아마 맹장 수술을 할 사람이 없을 걸요. 소아과는 외래야 보겠지만 중요한 거는 밤에 당직 서고 하는 선생님들은 없어질 거고…."]
의료진이 부족하니까 업무 강도가 올라가고, 이 때문에 신규 지원자가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의료 체계 전반을 손보는 수준의 정책 개혁 없이는 이런 흐름을 막을 수 없다고 현장에선 말하고 있습니다.
[김형수/부산의료원 공공의료본부장 : "수가를 보전해주고 그다음 지원을 해주고 병원 평가 점수에서 있어서 그런 제도를 활용을 잘하는 병원은 운영 점수에 반영을 해주고, 그런 게 돼야 할 거 같고…."]
이미 우리에게 닥친 지역 의료의 위기, 전문가들은 붕괴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합니다.
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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