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日 사도광산, “차마 볼 수 없는 폭력…도주하면 지명수배까지”
[앵커]
최근 일제 강제동원 문제를 풀기 위한 정부의 해법을 두고 피해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KBS가 또 하나의 강제동원 현장인 일본 사도 광산에서 피해자들이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관련 기록을 입수했습니다.
도쿄, 지종익 특파원이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2차대전 당시 사도광산 노무과 직원이었던 스기모토 소지 씨가 일본 역사학자에게 보낸 28장의 편지엔 강제동원의 처참했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일을 잘 못하는 조선인을 끌고 가 마구 폭행했고 차마 볼 수 없는 폭력이었다, 탄압과 부실한 식사를 견디지 못해 집단으로 도주했다.
계약이 끝났다고 돌아갈 수도 없는 조선인들은 자포자기 상태였다고 회상합니다.
실제로 조선인 민족 비하와 차별은 사업장의 방침이었습니다.
상상이상으로 낮은 지능 이해의 정도, 반도인 특유의 교활성과 부화뇌동성이 노동쟁의의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조선인은 고삐를 느슨하게 관리해선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다케우치 야스토/강제동원 연구자 : 조선인은 소나 말처럼 간주해 관리한다는 것... '고삐를 느슨하게 하지 않는 관리'라는 표현에 조선인을 어떻게 봤는지가 상징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나."]
학대와 차별을 견디다 못해 도주한 조선인은 범죄자 신분이 됐습니다.
당시 일본령이었던 지금의 남사할린에서 발견된 경찰의 지명수배 문서엔 달아난 이들의 일본식 이름과 본적, 인상착의까지 세세히 기록돼 있습니다.
강제동원이 자유계약에 의한 모집이었다는 일본 측 주장과 달리, 전범기업이 요청하고, 당시 일본 내무성이 승인했던 '조선인 동원 허가 기록'도 발견됐습니다.
[다케우치 야스토/강제동원 연구자 : "이른바 '모집'에 의한 동원도 일본 정부 차원의, 국가 정책에 의한 노무동원이었다는 사실을 이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도광산의 강제동원은 여전히 밝혀져야 할 부분이 많은데도 일본 정부는 십여 일 뒤 사도광산을 세계유산 후보로 추천할 것이 확실시됩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지종익 기자 (jig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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