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에 대비하라…"증시에 한 발은 담가야"[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1. 17. 21: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증시가 강세장에 접어들었다는 대담한 낙관론이 일부 기술적 분석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CNBC의 시장 전문 칼럼니스트인 마이클 샌톨리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보도한 강세론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첫째, 증시는 이미 석달 전인 지난해 10월에 바닥을 쳤다. 지난해와 같이 중간선거가 치러지기 직전 10월은 역사적으로 침체장이 가장 많이 막을 내린 달이다.

둘째, 예상보다 나쁜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발표되면 반사적으로 매도세가 나오겠지만 즉각 반전될 것이다.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쳤고 마찬가지로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긴축도 절정을 지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셋째, 이후 S&P500지수는 거의 15% 상승하고 미국 달러 인덱스는 10% 하락할 것이다. 국채수익률은 인플레이션의 위협이 지나갔고 연준의 전쟁도 끝났음을 선포하듯 하락할 것이다.

시장은 향후 경기가 별 탈없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것이고 이에 따라 경기 민간업종이 다른 업종에 비해 초과 수익을 내고 신용시장은 견고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넷째, 월가 심리는 새해 들어 안정됐으며 앞서 폭락했던 투기적 주식들이 1월에 급등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의 리스크 자산 비중이 적정 수준 대비 낮다는 의미다.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최근 두 달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지난 13일에는 시장이 고점을 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는 시장의 성격이 훨씬 더 안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동일 비중 S&P500, 석달간 20%↑
이런 낙관론의 근거는 우선 S&P500 기업들의 비중을 동일하게 부여해 계산한 동일 비중 S&P500지수가 지난해 10월 저점에서 20% 가까이 상승했고 200일 이동평균선도 상향 돌파했다는 것이다.

이는 시가총액에 따라 기업들의 비중이 달리 반영되는 공식 S&P500지수에 비해 시장의 근간을 이루는 일반 기업들은 더 건강하다는 의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시총 가중 방식의 S&P500지수는 지난 13일에야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했다.

이날 S&P500지수의 200일 이동평균선은 3981.22였고 S&P500지수는 3999.09로 마감했다.

"시장 에너지 폭발, 침체장 끝났다"
월가 경력이 60년에 이르는 유명한 기술적 분석가인 월터 디머는 최근 10일간 상승 종목과 하락 종목의 규모를 비교하는 시장의 폭(breadth)이 중요한 추세 변화를 예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2일 트위터에 "증시는 오늘 1945년 이후 25번째로 '탈피 모멘텀'(Breakaway Momentum)을 창출했다"며 "이는 우리가 강세장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다만 "강세장이 얼마나 지속될지, 또 증시가 얼마나 오를지는 시간이 다 지나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피 모멘텀'이란 '시장 폭의 돌파'(Breath Thrust)를 말한다. 즉, 상승 종목의 수와 거래량이 하락 종목의 수와 거래량을 압도하는 현상을 말한다.

디머는 이 같은 탈피 모멘텀이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중반과 그 이전에는 2019년과 2016년 증시 바닥에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탈피 모멘텀이 나타난 이후 6~12개월간 증시는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강세장 진입 여부, 더 지켜봐야"
루쏠드 그룹도 자체적인 10일 '이동 균형 지표'(Moving Balance Indicator)에서 "강력한 과매수" 신호가 나타났으며 1960년 이후 이 같은 신호가 발생한 12번의 경우 이후 1~3개월간 S&P500지수가 4~8% 상승했다고 밝혔다.

다만 루쏠드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더그 램시는 침체장이 장기화하면 시장이 잘못된 신호를 내보낼 수도 있다며 S&P500지수가 향후 수주일간 5~6% 하락하면 최근 나타난 낙관적인 신호는 어떤 경제적인 이벤트를 놓쳐 틀린 것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술적 지표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경제적 이벤트는 지금까지 나타난 것보다 경제가 더 광범위하고 걱정스러운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지표와 장단기 국채수익률 역전 현상에서만 드러난 경기 침체 신호가 고용시장과 소비 지출에까지 확산되는 것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여러 가지 형태로 시장 폭의 돌파가 나타나며 침체장이 끝났다는 기대감을 심어줬으나 결국엔 베어마켓 랠리로 끝나버렸다. 따라서 상승 종목과 거래량으로 시장 추세 변화를 단정하기엔 아직 조심스럽다는 의견도 많다.

연준 긴축 휴지기=증시 골디락스?
투자 분석회사인 3포틴 리서치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략가인 워런 파이스는 연준의 긴축 중단이 시장의 랠리를 촉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연준의 휴지기 때 증시는 낙관적이었다"며 일반적으로 연준의 긴축 중단 후 1년 뒤에 경제가 침체에 빠졌는데 그 전까지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경제는 그럭저럭 굴러가는 긴축 휴지기에 증시는 골디락스를 맞았다"고 밝혔다. 골디락스는 인플레이션 위협 없이 경제가 성장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 경우 증시 랠리가 단지 1월에 그치지 않고 몇 개월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 같은 긴축 휴지기에는 채권시장이 더욱 호황을 누리는 경향이 있다고 파이스는 지적했다.

하지만 증시는 긴축 휴지기 때 잠깐 상승하다 경기 침체에 따라 다시 하락세로 반전할 수 있다.

연준이 긴축을 중단한 후 경기가 언제나 하드랜딩(경착륙)한 것은 아니었다. 연준은 1995년 초에 마지막으로 금리를 0.5%포인트 올리고 1년간 이어온 긴축을 끝냈다. 하지만 이후 침체는 없었고 증시는 2000년 초 닷컴 버블 붕괴 때까지 급등세를 누렸다.

엇갈린 신호, 랠리 놓치지 않으려면
현재로선 침체장이 끝났는지 누구도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다. 새해 들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랠리의 지속성을 믿기에는 미심쩍은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트래터개스 그룹의 크리스 베론은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간 금값이 S&P500지수보다 더 많이 올랐다며 지난해 10월13일이 진짜 증시 바닥이라면 처음 있는 일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증시가 바닥을 친 이후 금값이 S&P500지수보다 더 많이 올랐던 적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올초 달러 약세와 중국 재개장에 따라 소재주와 산업주가 오르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술기업과 대규모로 공매도 된 밈 주식이 급등한 것은 단지 많이 떨어진 주식의 기술적 반등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다.

매크로 리스크 어드바이저의 존 콜로보스는 S&P500지수가 현 수준에서 7.5% 더 올라 4300을 돌파해야 침체장이 끝났다고 확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NBC의 샌톨리는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증시 랠리의 기반이 되고 있지만 과거 침체장 바닥 때와 달리 지금은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향후 놀라운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낮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런 때는 기대감을 낮추고 증시에 한 발 들여놓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낙관론자가 승리한 것으로 판결 날 때 기분 좋은 놀라움에 동참할 수 있을 정도의 여지는 증시에 남겨 두라는 의견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