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尹 “UAE의 적은 이란” 공방…與 “표현의 문제” vs 野 “외교참사”(종합)

與 “장병 격려 위해 할 수 있는 말”
野 “대통령 경솔, 외교부 책임도 커”

여야는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외교성과를 강조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발언을 ‘외교참사’로 규정하며 “대통령의 입이 최대 안보 리스크”라고 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02회 국회(임시회) 외교통일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스1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특정 국가 간 관계에 대해 말하는 것은 외교적 잘못”이라며 “외교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우 의원은 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직접 이란 측에 해명을 해야만 풀릴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은 “우리 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갈 때마다 매우 불안해한다”며 “이번 순방에서도 대통령이 어김없이 또 사고를 쳤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어 “(윤 대통령의 발언은) 내 친구의 적은 나의 적이고, 그래서 이란이 한국의 적인 것처럼 오해가 생겨버린 것”이라며 “대통령의 입이 ‘최대 안보 리스크’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도 “UAE에 가자마자 외교 참사를 벌였다”며 “이런 외교를 하는 대통령이 도대체 세상에 어디에 있나”라며 말했다.

김 의원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대통령의 경솔함도 문제가 있지만, 지금 대통령실과 외교부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질타에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현지에 파병된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란 측에 (입장을) 설명했고, 관련국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의 공격에 윤 대통령의 순방 성과를 강조하는 한편, ‘표현의 문제’라고 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UAE 국민들은 이란을 최대 위협국가로 보고 있고, 적대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를 자극할 수도 있고 하는 문제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UAE가 가장 위협을 느끼는 나라가 이란 아닌가’라고 조현동 차관에게 질의하기도 했다. 조 차관이 “그렇게 알려져 있다”고 답하자 정 의원은 “왜 사실을 자꾸 빙빙 돌려서 답하나”라며 답변 태도를 따지기도 했다.

같은 당 태영호 의원은 “대통령이 ‘이란은 한국의 적’이라고 발언했다면 부적절했겠지만, 아랍과 UAE를 언급하면서 (장병) 격려 차원에서 한 말이 왜 외교 참사인가”라고 되물었다.

태 의원은 “아크부대 장병들 앞에서 군 통수권자가 이 정도 발언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오히려 국내에서 이를 가지고 갈등을 만들고, 이란과의 관계를 파괴하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의 UAE 순방은 아주 많은 성과를 거뒀다”며 “엄청난 외교적 성과를 냈는데 불필요하게 확대해석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처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는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 최근 정부가 제시한 ‘제3자 변제’ 방안에 대해서도 갈등을 빚었다.

정진석 의원은 “제가 볼 때 ‘제3자 변제’가 과거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아이디어와 맥을 같이하고, 더는 해법이 없다”며 “다른 정파에서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상희 의원은 “일본의 책임을 전적으로 면죄해주고, 일본 전범 기업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 싸워왔던 우리 피해자들을 능욕하는 행위”라며 “치욕적인 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가 미국에서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행사를 주최한 최광철 미주부의장을 직무정지 조치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측은 “국익 저해 행위”라고 했고 민주당은 직무정지 조치에 대해 “굉장히 위험한 행위로 당장 취소해라”라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