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재력 따른 학력격차, 10년 전보다 확 벌어졌다
OECD 고1 학업성취도 평가도 ‘사회경제적’ 영향력 커져
지난 10여년 사이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자녀의 학업성취도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경제력은 사교육 기회, 학습태도 등 학교 안팎에서 아이들이 겪는 기회와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를 완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식 서울교육대학교 교수는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부모의 배경이 학력격차에 미치는 영향과 해소방안’ 토론회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학력격차가 최근으로 올수록 확대되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조사·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20년 소득격차에 따른 교육 분야 양극화 지수를 산출한 결과 고등학교 2학년생의 학업성취역량 불균등배분지수는 177.7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2010년을 100으로 놓고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와 소득이 높은 5분위 집단 간의 차이를 비교한 것이다. 따라서 2020년 지수가 177.7이란 것은 지난 10년간 소득수준에 따른 자녀 학업성취역량 격차가 매우 커졌다는 의미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매년 만 15세(고1)를 대상으로 벌이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 분석에서도 한국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떨어진 반면 부모의 사회경제적 영향력이 점수에 끼치는 영향력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규오 EBS 학교교육본부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한국 학생들의 수학·과학·읽기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000년 6%에서 2015년 14.5%로 확대됐고, 점수에 대한 가정배경 영향력 추정값은 같은 기간 동안 22.9점에서 42.8점으로 커졌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가정배경 영향력 점수의 OECD 평균은 29.7로, 한국의 가정배경 영향력이 급증해 주요 나라 가운데 가장 높았다.
김 교수는 부모의 경제력이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사교육을 통해 추가 교육·학습 기회를 주고, 부모 자신의 교육 경험과 성취라는 문화자본으로 자녀의 학습태도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부모 경제력의 영향을 받은 자녀가 우수한 성적을 바탕으로 특목고·자사고 등 성적이 우수한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도 격차를 키우는 한 요인이다.
특히 김 교수는 “학교의 교육 기회와 자원 할당에 부모 배경이 개입될 수 있도록 하는 학교 제도와 교육과정에 대한 검토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교가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 자체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학생들에게 유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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