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진술서 전격 공개···“단 한 푼의 사적 이익도 안 취해”

“사익을 도모하지 않은 공익행위”
후원금·특혜 의혹 조목조목 반박
홍준표 사례 들어 정당성 주장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검찰에 제출한 성남FC 진술서를 공개했다. 이 대표는 진술서에서 “구단운영이나 광고비 관련해 단 한 푼의 사적이익도 취한 바 없다”고 밝혔다. 성남FC 후원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홍준표 대구시장 사례를 들어 “경남FC를 보유한 경남 홍준표 (전) 지사는 관내기업들에 후원을 요청해 홍보했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진술서를 게재하고 “검찰에 제출한 성남FC 진술서를 공개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진술서에서 “공무원이 사익을 도모하지 않고 공익행위(국가나 지자체에 이익이 되는)를 했는데 사적 이익을 취한 경우와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진술서에서 자신이 성남시장 시절 관내 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모금 받고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대표는 성남FC 인수 과정에 대해 “통일교 재단이 2013년 성남일화축구단을 포기하면서 성남시 인수 여론이 일었으나 기독교계의 극심한 반대와 예산부담 문제로 저는 인수 반대입장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축구 팬클럽 붉은악마, 프로축구단 서포터스, 성남시민들의 인수요구에 이어 당시 성남시의회 다수당이던 현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은 물론 김태년, 신영수 등 전현직 여야 국회의원까지 인수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부득이 2013년 10월 인수를 결정하고 2014년 성남FC를 창단해 일화 축구단을 무상 인수했다”고 했다.

후원금 의혹에 대해서는 “광고나 후원 등 구단 자체 수입이 늘면 시 예산 부담이 줄어든다”며 “(성남FC에) 지급된 돈은 무상으로 받은 후원금이 아니라 광고계약에 따라 성남FC가 실제 광고를 해주고 받은 광고비”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구단은 두산에서 3년간 58억원, 차병원에서 3년간 33억원, 네이버에서 2년간 40억원을 받고 광고를 해줬다”며 “다른 시민구단의 광고실태를 감안할 때 성남FC 광고비는 과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후원금과 광고비를 낸 기업들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이들 기업에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여원을 받고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각종 혜택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두산건설 병원부지는 기초공사상태로 20년 가까이 방치된 흉물이었다. 용도변경을 해주되 이익을 일부 환수하면 성남시, 지역사회, 두산 모두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차병원에 대해서는 “성남시 재정이익 268억원을 추가 확보했다”고 해명했고, 네이버에 대해서는 “잔여 사유지를 경쟁입찰로 네이버에 팔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행정을 대가로 기업에 광고를 요구한 일도 없고 광고 대가로 행정을 한 일도 없으며 기업들로부터 그런 청탁을 받은 적도 없다”며 “공무원들에게 그렇게 하도록 지시하거나 승인한 일도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자체장이 지역 연고 기업에 시민구단 광고와 후원을 권유하는 것이 정당하고 필요한 업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경남FC를 보유한 경남 홍준표 (전) 지사는 도금고인 농협을 비롯 관내기업들에 후원을 요청해 수많은 기업에서 수억원씩 후원받아 홍보했다”며 “인천FC를 보유한 인천시장도 관내기업으로부터 광고를 유치해 홍보했다”고 했다. 광고비에 대해 “광고비는 구단운영비로 전액 투명하게 사용됐고 광고비만큼 성남시 지원부담도 줄었다”며 “구단운영이나 광고비 관련해 단 한 푼의 사적이익도 취한 바 없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다. 검찰 수사는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로 기소만 남겨 둔 상태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에는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검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받았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