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반발·초선 48명 집단비판…'사면초가' 나경원(종합)

김정률 기자 2023. 1. 1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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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실과 정면충돌하면서 사면초가의 상황에 몰렸다.

나 전 의원이 이날 오전 자신의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직 해임을 윤석열 대통령이 왜곡된 보고를 받고 본의와 다르게 결정했다는 취지의 페이스북 글을 올리자,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거세게 반발하고, 당 초선의원들이 나 전 의원에 항의하는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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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해임,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따른 것"
나경원 "드릴 말씀 없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후 대구 동구 동화사 예방을 마친 뒤 차를 타고 떠나며 창밖으로 손을 흔들고 있다. 2023.1.1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실과 정면충돌하면서 사면초가의 상황에 몰렸다.

나 전 의원이 이날 오전 자신의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직 해임을 윤석열 대통령이 왜곡된 보고를 받고 본의와 다르게 결정했다는 취지의 페이스북 글을 올리자,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거세게 반발하고, 당 초선의원들이 나 전 의원에 항의하는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오후 "대통령께서는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해서 공적 의사결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라며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김 비서실장은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계시는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며 불쾌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대통령실 입장은 나 전 의원이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린 지 6시간여,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아 "마음의 결심이 거의 서 가고 있다"며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사실상 확실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2시간여 만에 나왔다.

대통령실이 직접 비판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이 잘못된 보고를 받고 자신을 해임했다고 언급한 데 대한 감정적 반응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해임한 과정을 (나 전 의원) 본인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데, 마치 대통령이 아무것도 모르는데 참모들이 보고를 잘못해서 자신을 해임한 것처럼 주장하나"라며 "사실과 다른 것은 분명히 이야기 해야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대통령실의 격앙된 반응은 나 전 의원이 대통령실의 불출마 기대를 버리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과 각을 세우면서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입장에서는 이미 저출산위 부위원장 및 기후 대사직 해임으로 나 전 의원에게 시그널을 줬지만 나 전 의원이 당권 출마를 시사하자 이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이런 입장을 냈다는 분석이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후 대구 동구 동화사 예방을 마친 뒤 대웅전 앞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2023.1.1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통령실의 입장이 전해지자 국민의힘 초선의원 48명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나 전 의원의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 때문이라는 취지의 주장에 우리 초선들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나 전 의원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등 집단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대통령과 참모를 갈라치면서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그 갈등을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건 20년 가까이 당에 몸담은 선배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세일즈 외교를 위해 해외에서 사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이런 왜곡된 주장으로 대통령을 모욕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라며 "무엇보다 말로는 대통령을 위한다면서 대통령을 무능한 리더라고 모욕하는 건 묵과할 수 없는 위선이며 대한민국에서 추방돼야 할 정치적 사기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는 "대통령을 흔들고 당내 분란을 더 이상 야기하지 말라"며 나 전 의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초선 성명서에 대해서도 "제가 그 내용을 아직 못 봤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난감하다"고 재차 말했다. 그는 나 전 의원 입장에 대해 전혀 듣지 못했고, 측근들끼리 논의한 바도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삼갔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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