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어떻게 속였나…'전세사기 가담' 중개인 녹취 들어보니
빌라 수백 채에 이른바 '깡통 전세'를 놓고 서민들을 울렸던 정모씨 사건 저희가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전세 계약을 할 당시, 부동산과 분양회사 측이 어떤 말들을 했는지 통화 녹취를 살펴봤습니다. 불안해하는 세입자들을 어떤 수법으로 속였는지, 눈여겨 보셔야겠습니다.
윤정주 기자입니다.
[기자]
맨 처음 건물주와 계약했던 피해자들은 얼마 뒤, 빌라를 분양받았다는 새 집주인 정 씨와 다시 계약해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바뀐 집주인의 신용을 의심하자,
[해당 부동산 업체 (2021년 6월) : (집주인이) 신용 상태가 안좋은 사람으로 되면 분양(회사) 거기서 책임진다고 했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그러면 그 사람들 이제 매장되는거지 부동산 쪽에서.]
새 집주인이 임대사업자가 되면, 보증금 반환 보험도 가입된다며 안심시켰습니다.
임대사업자에겐 의무 가입인 보험인데도, 집주인이 매달 보험료를 내야 하니 전세금을 더 올려받겠다고 합니다.
[해당 부동산 업체 (2021년 6월) : 위험을 지금 안기 싫으신 거잖아요. 그래서 2천만 원 더 드리고 입주하시는 거고.]
여전히 불안해하는 피해자들에게 부동산과 분양회사가 내민 건 '특약' 이라는 단어입니다.
[해당 부동산 업체 (2021년 6월) : 저희 쪽에선 옥죌 수 있는 특약들은 다 넣는 거예요.]
집주인이 바뀌면 은행에도 알려야 하지 않냐고 묻자,
[해당 부동산 업체 (2021년 6월) : 그건 알리면 안 좋아요. 바로 알릴 필요는 특히나 괜히 말했다가 긁어 부스럼? 대출 다시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이런 말이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와 거리가 멀다며 주의를 당부합니다.
[강현정/전세피해지원센터장 : 바뀌는 임차인이 정상적이지 않은데 (은행에 알리면) 여러 가지 신용 정보라든지 아니면 악성 대출 정보라든지 이런 게 오히려 노출될까 봐…]
특약을 지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담보를 설정하는 것까지 살펴볼 것을 권합니다.
[강현정/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장 : (강제) 수단이 없는 한 특약은 말 그대로 종이에 불과하잖아요. 부동산에서는 책임을 진다는 얘기 절대 안 하죠. 한다고 하더라도 실현 가능성은 없습니다.]
(영상디자인 :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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