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국가폭력 희생자"…5·18 단체, 계엄군 묘역 첫 참배
5·18 희생자 단체들이 당시 진압 작전에 투입됐던 군경 묘역을 찾았습니다. 1980년 이후 43년 만에 처음인데, 시민과 계엄군 모두 국가폭력의 희생자로 이제는 화해할 때라고 했습니다.
조소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과 군경은 반대편에 섰습니다.
피해자와 가해자로 남겨진 이들이 안고 있던 응어리가 43년 만에 풀릴 계기를 맞았습니다.
5·18 유가족, 부상자, 공로자회가 처음으로 계엄군 묘역을 찾았습니다.
그날 그 자리에 없었더라면 지금쯤 환갑을 훌쩍 넘긴 할아버지가 됐을 스물 다섯 군인의 묘역을 만지는 손길이 애틋합니다.
[황일봉/5·18 민주부상자회장 : 한쪽은 군인으로서 희생당하고 한쪽은 광주 시민, 전남도민으로 희생당했는데 둘 다 부모 입장에서는 처참한 상황이지 않겠습니까.]
군부의 지시로 투입된 군인과 경찰 역시 국가 폭력의 희생자라고도 했습니다.
[정성국/5·18 민주화운동공로자회장 : 전두환이를 비롯한 군 수뇌부들을 (용서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건. 죄 없는 병사들, 상명하복한 그 사람들은 아무 죄가 없는 우리 형제 아들들인데…]
피해자들이 마음을 돌린 건, 지난해 3월 전직 공수대원이 유족을 찾아 사과하는 등 진심 어린 고백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진압 작전으로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의 사정도 용서를 결심하는데 한 몫 했습니다.
오늘(17일) 참배를 시작으로 다음 달에는 특전사동지회가 5·18 광주 묘역을 참배하는 등, 양 측은 화해를 위한 걸음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화면제공 :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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