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구도 경제도 뒷걸음…저성장 고착화되나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충격이 컸던 2020년을 제외하면 문화대혁명의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1976년(-1.6%) 이후 40여년 만에 최저치다.
중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해왔던 거대한 인구도 60여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이는 유엔이 예측한 인구 정점 도달시점인 2031년보다 9년 빨라진 것이다. 중국의 저성장이 고착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경제성장률 목표치 반토막, 인구는 61년만에 감소
중국 국가통계국은 2022년 국내총생산(GDP)이 121조207억위안(약 2경2270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3.0% 증가했다고 17일 밝혔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제시한 성장률 목표 5.5%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중국 정부가 연간 경제성장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아시아 외환위기 때인 1998년과 중국 부채리스크가 불거진 2014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중국은 계속된 팬데믹 속에서도 2021년 8.4%의 성장률 반등을 이뤄냈지만, 올해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코로나19 봉쇄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이날 함께 발표된 중국의 인구 감소 통계는 저조한 경제성장률과 맞물리면서 세계 경제에 작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이날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의 지난해 전체 인구는 14억1175만명으로 전년보다 85만명 감소했다. 중국 인구가 감소한 것은 마오쩌둥의 ‘대약진 운동’으로 인한 대기근 여파로 인구가 줄었던 1961년 이후 61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중국 전체 출생 인구는 956만명으로 전년(1062만명)보다 106만명이 줄어들었다. 중국에서 한 해 출생아 수가 100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 역시 1961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고 생활비와 자녀 양육비가 급증하면서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 의지가 꺾인 탓이다.
중국 정부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2021년 두 자녀 정책을 폐지한 것은 물론이고, 현금 지원을 비롯해 주택 제공, 교육비 할인, 출산 휴가 확대 등 각종 혜택을 내걸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인도, 중국 이어 세계 최대 인구대국으로 올라설 듯
인구 감소는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중국의 경제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 가능 인구가 줄고 고령화 추세가 가속화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6∼59세 노동연령인구는 8억755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62.0%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보다 0.5%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반면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지난해 2억8004만명으로 19.8%를 차지해 전년보다 0.9%포인트 높아졌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중국이 인구통계학적 위기에 빠지고 있으며 이는 중국 경제 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2035년이면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넘어설 것이며 이러한 추세는 노동력 부족과 세수 및 연금 제도의 압박을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중국은 올해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지위를 인도에 뺏길 수 있다”면서 “이는 규모면에서 중국 경제가 미국을 따라잡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올해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고 민간 기업 규제를 완화해 경제성장률을 5%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생산과 소비 회복으로 5% 안팎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위드 코로나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부동산 부채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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