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비 대출금리 2배 뛰었는데 어떡해”...속타는 재건축 [부동산 라운지]

이석희 기자(khthae@mk.co.kr) 2023. 1. 17.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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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만기 지나도록 분양 못해
갱신하면 금리 두배 오르기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부동산시장 침체로 재건축 사업 일정이 밀린 조합들이 이주비 대출 금리 급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만기가 도래해 대출을 갱신해야하는데 분양시장이 침체되면서 사업 리스크가 커진 탓에 높은 금리를 감수할 수 밖에 없게됐기 때문이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의 한 재건축 조합은 오는 2월 이주비 대출을 갱신할 예정이다. 이주가 시작된 지난 2019년 2월, 사업기간을 고려해 4년 만기로 대출을 실행했지만 아직 일반분양도 하지 못한 채 만기가 다가왔다. 통상 이주비 대출 금리는 코픽스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정하며 코픽스 변동분은 6개월마다 갱신한다.

이 단지 조합의 경우 당시 코픽스금리 1.99%에 가산금리 1.22%를 더해 최초 3.21%의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오는 2월 갱신을 앞두고 은행으로부터 가산금리 2.7%를 제안받았다. 여기에 최신 코픽스금리를 더하면 금리는 거의 7%에 달하게 된다. 조합 관계자는 “다른 은행을 알아보려해도 금리는 비슷한 수준이고 대출을 위한 서류 절차 등을 고려하면 기존 은행을 이용하는게 낫다”며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동대문구의 또 다른 재개발 조합도 2019년 3월 실행한 이주비 대출이 4년 만기가 지나 갱신을 앞두고 있다. 이 단지 역시 당시 금리는 2.7% 수준이었지만 코픽스금리 변동분이 반영된 것만으로도 현재 5.43%까지 오른 상황이다. 갱신 과정에서 가산금리가 오르면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그만큼 사업의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우선 당초 예상한 기간보다 사업이 늦어진 것 자체가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위험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게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근 들어 집값 하락으로 분양시장이 침체된 것 역시 요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분양 경기가 나빠진 것은 곧 해당 단지의 사업성이 나빠졌다는 뜻이기 때문에 역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단지를 시공하는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전망도 고려사항이다.

조합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섣불리 분양에 나서긴 어렵고 이로 인해 일정이 계속 밀리면서 이자 비용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는 풀렸지만 수요자들 입장에서 분양가가 조금이라도 높다는 생각이 들면 외면받기 때문에 고민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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