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미 대장, 보조·지원 없이 '남극점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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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김영미(42·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 대장이 어떠한 지원과 보조도 없이 남극점에 도달했다.
아시아 여성 최초이자 한국인 첫 '무지원·무보조 단독 남극점 도달'이다.
김 대장은 영하 30도를 밑도는 극한의 추위를 뚫고 무지원ㆍ무보조로 하루 11시간씩 걸었다.
이번 원정으로 김영미 대장은 아시아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식량과 연료 등 중간 보조 없이, 그것도 단독으로 남극점 완주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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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 '무지원·무보조 단독 남극 도달'
산악인 김영미(42·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 대장이 어떠한 지원과 보조도 없이 남극점에 도달했다. 아시아 여성 최초이자 한국인 첫 ‘무지원·무보조 단독 남극점 도달’이다.
김영미 대장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극점 도전) 51일째인 마지막 날 27.43㎞를 걸어 오후 8시 55분에 남위 90도에 도달했다. 전체 누적 거리는 1,186.5㎞, 운행 중 낮의 기온은 섭씨 영하 31도였다”고 남극점 도달 소식을 전했다.
이어 “많이 추웠지만 좋은 사람들, 따뜻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걸었다. 덕분에 부상 없이 열 손가락, 열 발가락 짝 맞춰서 데려갑니다”라며 원정 마무리를 알렸다. 그는 또 “(마지막 날)약 20㎞를 걷는 것도 동상이 염려돼 잠들기 전까지 내내 걱정했다”며 “어떻게 1,000㎞를 넘게 무거운 썰매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춥고 바람 불던 날들, 흐리고 배고프던 시간이 버거웠지만, 그래도 돌이켜 보면 맑고 따뜻한 날이 훨씬 더 많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대장은 지난해 11월 27일 남극 대륙 서쪽 허큘리스 인렛에서 출발해 51일 동안 100㎏의 썰매를 끌고 홀로 이동했다. 허큘리스 인렛부터 남극점까지 직선거리는 1,130㎞지만, 장애물을 피하거나 돌아가는 구간도 있어 실제로는 1,186.5㎞를 걸었다.
김 대장은 영하 30도를 밑도는 극한의 추위를 뚫고 무지원ㆍ무보조로 하루 11시간씩 걸었다. 무지원(unsupported)이란 각종 재보급(resupplies) 및 위급상황의 지원이 없는 원정으로 무보급(no resupply)보다 더 큰 개념이다. 무보조(unassisted)란 풍력 보조(연 사용), 개 보조(개 썰매), 차량 보조 등이 없이 인간의 힘으로만 동력을 얻는 원정을 뜻한다. 이때 스키, 썰매, 무전기, 나침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은 보조 여부에 해당하지 않는다.
김 대장은 이번 남극점 도달 과정에서 수차례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 그는 “화이트아웃(눈 표면에 가스나 안개가 생겨 주변의 모든 것이 하얗게 보이는 현상)이 최대 훼방꾼이었다”며 “난반사 때문에 시야가 뿌옇게 돼 가시거리를 구분 못 할 정도였고, 방향을 잡느라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방향감각을 완전히 상실했을 때는 풍향으로 길을 잡았다. 남극에서는 바람이 내내 정해진 방향에서 불기 때문에 풍향으로 나아갈 길을 찾아갈 수 있었다. 태양광 충전 배터리 2개 중 1개가 혹한을 견디지 못한 채 멈추기도 했다. 또 지난 7일 남극 88도 도착 하루 전엔 썰매를 끌던 슬링(몸과 썰매를 연결한 끈)이 떨어져 나가 애를 먹었다.
나침반이 극점 자기장의 영향으로 이상 작동해 방향을 잃었던 적도 있었다. 당시 김 대장은 자신의 SNS을 통해 “10도 정도의 나침반 오류를 GPS와 비교해 수정할 수 있었다”며 “3㎞를 전진할 때마다 GPS를 확인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번 원정으로 김영미 대장은 아시아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식량과 연료 등 중간 보조 없이, 그것도 단독으로 남극점 완주에 성공했다. 그동안 단독으로 남극점을 밟은 여성은 캐나다, 프랑스, 독일, 아이슬란드, 영국인 등 총 17명이다. 이 중 식량이나 물자를 지원받지 않고 남극점에 도달한 여성은 김 대장에 앞서 10명뿐이다. 김영미 대장의 단독 남극점 원정기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공개될 예정이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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