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국인데 '적'?…한국-이란-UAE 관계로 본 '발언 논란'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의 적이 이란이다"라고 했지만, 일단 이란은 아랍에미리트의 주요 교역국입니다. 물론 지금은 좀 소원해졌지만, 우리도 이란의 주요 교역국이었습니다.
대통령의 '적' 발언이 왜 논란인지, 정제윤 기자가 하나씩 짚어드립니다.
[기자]
"UAE의 적은 이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양국을 서로 우호 관계로 볼 순 없습니다.
그렇다고 남북한처럼 군사적으로 심하게 대치하는 '주적' 관계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중동 지도 보시면, 이란은 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지역 패권을 놓고 경쟁 관계입니다.
아랍에미리트, UAE는 전통적으로 사우디와 가깝지만, 이란과도 관계를 유지한 실리 외교를 펼쳐왔습니다.
우리 정부 공식자료를 봐도 알 수 있는데, 외교부는 "이란은 UAE의 주요 교역 파트너이자 최대 재수출 시장"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양국 간 영토 분쟁이나 종교 갈등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적 관계'라면, 외교부 말한 대로 밀접한 경제 파트너가 되긴 쉽진 않겠죠.
그러니 이란 정부가 이번 발언은 "UAE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국가들과 이란의 역사적이고 우호적 관계를 전적으로 모르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꼬집은 겁니다.
특히 이 발언을 '아크부대'에 가서 한 것도 논란인데, 마치 파병된 우리 군이 이란을 겨냥한다는 오해를 불렀다는 지적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럼, 우리나라와 이란은 무슨 관계일까요?
이곳 익숙하실 텐데, 바로 강남 한복판 '테헤란로'입니다.
1962년 국교 수립 후 서울엔 테헤란로가, 테헤란엔 서울로가 생겨났습니다.
2017년까지 한국은 이란의 4대 교역국, 우리나라가 이란에서 들여오는 석유도 사우디 등에 이어 4번째로 많았습니다.
비록 최근, 이란 석유 판매 대금이 우리나라 은행에 동결됐다거나, 이태원 참사를 놓고 이란이 우리 정부 비판하는 등, 양국 관계가 불편한 상황이긴 하지만 여전히 교역 등에서 필요한 존재입니다.
이런 점 종합할 때, 대통령의 발언은 수교 60년 된 이란과의 관계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켰다는 비판 자초했단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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