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7/김주하의 '그런데'] 혁신 없는 대학…학생만 골탕
'학비도 벌며 방학을 보람 있게 보내려는 학생도 많습니다.'
등록금을 마련하려 아르바이트하는 건 어지간한 대학생들에겐 예나 지금이나 일상입니다.
"은행의 접객 업무와 식당·공사장의 육체노동도 주저하지 않는다"는 8~90년대 영상을 보면서 '나도 청년 시절 저랬는데'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 실제로 저 시절 대학 등록금은 학생뿐 아니라 부모와 집안에 엄청난 짐일 수밖에 없었죠.
서울대와 연세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이 올해 학부 등록금을 동결했습니다. 정부 규제에 따라 대부분 대학이 무려 15년째 등록금을 올리지 않게 된 건데 때문에 대학들은 울상입니다.
몇몇 명문대를 제외한 대학들은 돈이 없어서 제때 시설을 못 고쳐 비가 새고 시설 확충이나 최신 연구 기자재 도입은 언감생심이라며 재정난을 호소합니다. 교수와 교직원 연봉도 묶여 급여를 올려달라는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하지만 국내 사립대 등록금은 OECD 국가 중 7위, 국공립대는 8위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란 걸 아십니까.
2021년 결산 기준 사립대는 재정의 53.5%를 등록금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재단 전입금은 8%밖에 안 되고 많은 대학은 회계를 불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지요.
또한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등록금 동결 정책에도 불구하고 사립대의 적립금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유휴 교육용 재산을 매각한 덕이라고 해도, 8조 넘게 쌓여있는 대학들의 적립금은 왜 안 쓰고 비가 샌다, 연구 기자재를 살 돈이 없다며 우는소리를 하는 걸까요.
사실 우리나라 대학 공교육비의 정부 재원 비율이 OECD 38개 나라 중 30위에 불과한 것도 맞습니다.
초·중·고생을 위한 지방 교육교부금이 펑펑 남아돌아 현금 살포를 하는 마당에 정부가 대학의 곤경은 마다하고 있는 거죠.
교부금이 남아도 대학은 알아서 하라며 모른척하는 정부. 학생에게 받은 돈만 쓰려는 대학. 그 사이에서 오는 모든 불이익은 오롯이 우리 학생들 몫이네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정부와 대학 사이에서 등 터지는 대학생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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