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천원 할인에 2만원 주문해라?” 약 올리는 배민 쿠폰에 ‘분통’

2023. 1. 1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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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쿠폰을 받기 위해 이벤트 화면에 접속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에고 손이 미끄러졌네'라는 문구와 함께 '쿠폰이 있는 가게를 안내해 주겠다'는 화면이 뜬 것.

이용자들은 "선심 쓰듯 쿠폰 발급해 주고 막상 들어가 보면 최소주문금액 제한이 있어 사용하지도 못한다", "기존 혜택마저 줄이다니, 배가 불렀다", "배달비가 비싼데 쿠폰 혜택마저 줄여 앱을 삭제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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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달의민족 이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할인 쿠폰. [온라인 커뮤니티]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1. 주부 김모(57) 씨는 이달 배달의민족에 접속했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할인 쿠폰을 받기 위해 이벤트 화면에 접속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에고 손이 미끄러졌네’라는 문구와 함께 ‘쿠폰이 있는 가게를 안내해 주겠다’는 화면이 뜬 것. 그는 “그렇지 않아도 최근 배달비가 올라 주문을 망설였는데 이용자들을 농락하는 것 같다”고 했다.

#2. 1인 가구인 직장인 이모(30) 씨도 최근 배달의민족의 쿠폰 정책이 바뀐 것을 실감했다. 배달의민족이 VIP 고객을 대상으로 매월 지급하는 월간 쿠폰에 ‘최소주문금액’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1천원 할인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선 최소 2만원 이상 주문해야 한다. 이 씨는 “소액 주문하는 1인 가구에게 사실상 쿠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최근 연이어 배달비를 인상한 배달의민족이 이번엔 변경된 쿠폰 정책으로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각종 쿠폰을 뿌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점유율 방어에 여념이 없던 배달의민족이 지난해부터 할인 혜택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은 매월 VIP 고객을 대상으로 지급하던 ‘월간쿠폰’ 최소주문금액을 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배달의민족 앱 캡쳐]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의민족은 매월 VIP 고객을 대상으로 지급하던 ‘월간쿠폰’ 최소주문금액을 두 차례 상향 조정했다. 기존에 1만2000원이던 최소주문금액을 지난해 6월 1만5000원으로 올린 데 이어 같은 해 11월 2만원으로 연달아 조정했다.

배달의민족은 VIP 등급에 따라 1천원이나 2천원 쿠폰을 지급하는 데 이를 사용하기 위해선 2만원 이상 결제해야 하는 셈이다. VIP 등급별로 받는 쿠폰 개수에 차이가 있지만 모두 최소주문금액의 적용을 받는다. VIP 등급은 ▷월 5회 이상 ‘귀한분’ ▷월 10회 이상 ‘더귀한분’ ▷월 20회 이상 ‘천생연분’으로 나뉜다.

이 같은 쿠폰 정책 변화에 이용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반 쿠폰이 아닌 VIP에게 발급하는 쿠폰조차 최소주문금액을 적용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용자들은 “선심 쓰듯 쿠폰 발급해 주고 막상 들어가 보면 최소주문금액 제한이 있어 사용하지도 못한다”, “기존 혜택마저 줄이다니, 배가 불렀다”, “배달비가 비싼데 쿠폰 혜택마저 줄여 앱을 삭제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배달 오토바이. [사진=임세준 기자]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지난해 월간 쿠폰의 최소주문금액을 두 차례 조정한 것은 맞다”면서도 “월간 쿠폰은 배민이 VIP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쿠폰으로, VIP선정 기준과 혜택은 정책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을 명시해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일부 혜택을 변경했지만 기존에 없던 할인 쿠폰을 추가하는 등 보너스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0월부터 피자·분식·찜닭 등 프랜차이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고 첫 주문 고객에게 배민1 5000원, B마트 1만원 쿠폰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배달 플랫폼 시장이 정체기를 맞았지만 배달 플랫폼 간 출혈 경쟁은 지속되고 있다. 쿠팡이츠가 재작년부터 배달 기사 한명이 한건의 음식만 배달하는 ‘단건 배달’ 경쟁을 시작하면서 각 업체들은 배달 기사를 확보하기 위해 한꺼번에 배달 수수료를 올렸다.

이러한 배달 수수료 인상은 고객 이탈과 수익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일부 이용자들은 높아진 배달비에 ‘배달 앱 끊기’를 실천하며 앱을 삭제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배달 앱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231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인 2021년 12월과 비교했을 때 166만명 감소한 수치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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