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천 비점오염저감시설 곳곳에 균열…동래구 “대심도 공사 영향…정밀검사를”

정지윤 기자 2023. 1. 1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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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200억 원 이상을 들여 온천천 수질 개선을 위해 건립한 오염물질 거름망 '비점오염저감시설'이 2년여 만에 곳곳에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동래구 사직동 부전교회 인근 온천천 비점오염저감시설 곳곳에 크고 작은 균열이 쉽게 눈에 띄었다.

온천천 비점오염저감시설은 예산 236억1000만 원을 투입해 2020년 5월에 완공한 하천 수질 개선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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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억 원 들여 2년 전 준공

- 수질악화·생태계 악영향 우려
- 대심도 시공사 “공사와 무관”

부산시가 200억 원 이상을 들여 온천천 수질 개선을 위해 건립한 오염물질 거름망 ‘비점오염저감시설’이 2년여 만에 곳곳에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래구는 인근에서 진행 중인 대심도(만덕~센텀) 공사 발파의 영향으로 추정하고 실태조사에 나선 반면 해당 건설사는 “관련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 의견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대심도 발파 영향과 관련해 향후 법적 소송은 물론, 정화 기능 저하에 따른 수질 악화로 물고기 떼죽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17일 부산 동래구 온천천 비점오염저감시설 내·외부 곳곳에 균열이 발생해 구청 안전관리자문단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17일 동래구 사직동 부전교회 인근 온천천 비점오염저감시설 곳곳에 크고 작은 균열이 쉽게 눈에 띄었다. 부전교회와 시설 사이의 자전거도로에 생긴 번개 모양 틈들은 검은색 콘크리트로 임시조치 해둔 상태다. 바로 옆 인도 양쪽은 갈라져 있고, 펜스 안 건물 바닥에는 군데군데 금이 가득해 구에서 1~20번 번호를 매겨놓았다.

온천천 비점오염저감시설은 예산 236억1000만 원을 투입해 2020년 5월에 완공한 하천 수질 개선 시설이다. 비 올 때 주택가 등 도심에서 배출되는 오염원(비점오염)이 온천천으로 곧바로 흘러들지 못하게 막는다. 해당 시설은 저류조(3400㎡)에 빗물을 모으고 시간당 8417㎡의 유입수를 여과할 수 있다.

구는 이 균열을 만덕~센텀 대심도(지하도로) 공사 발파 영향으로 추정한다. 이날 취재진과 내부를 둘러본 구 관계자는 “건물 내부 배기구와 벽에도 큰 균열이 갔다”고 말했다. 시설의 전반적인 균열 문제를 확인함에 따라 인근 부전교회와 내성중, 온천천 일대 피해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온천천 자전거 도로 등은 군데군데 균열이 가 있다.

특히 이번 균열로 저감시설 성능에 문제가 생긴다면 온천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부산하천살리기시민운동본부 최대현 동부산유역하천위원장은 “대심도 공사 피해가 비점오염저감 기능에 영향을 미치면 온천천 물고기 떼죽음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는 오는 20일 안전관리자문단 현장 점검을 거쳐 대심도 공사가 시설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고, 이후 시 건설본부 및 대심도 시공사인 GS 건설에 균열 계측을 정식 요청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시설 앞 도로와 온천천 일부 구간은 지반 침하 가능성도 있다”며 “발파 작업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오면 GS 건설에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GS건설 측은 “공사 구간과 시설은 연결된 구조물이 아니기 때문에 발파 진동과는 관련 없다”며 “책임을 묻는다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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