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③] 비판도 달게 받는다… ‘생각의 늪’ 심준석, 이제 뒤는 돌아보지 않는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아마추어 투수 최고의 재능으로 손꼽힌 끝에 메이저리그(MLB) 도전의 기회를 얻은 심준석(19)은 1학년부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었다. 특히 2020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결승전 당시의 투구는 말 그대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세광고전 선발로 나선 심준석은 최고 구속 153㎞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지며 삼진 12개를 잡아내는 등 역투를 펼치며 모든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건장한 체격에 빠른 공, 그리고 변화구 구사능력까지 갖춘 심준석의 투구는 가히 한국야구의 미래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그 경기 직후, 심준석은 2023년 KBO리그 드래프트 전체 예비 1순위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그만큼 강렬했다.
2학년 때도 그런 상승세는 계속 이어졌다. KBO리그 9개 구단은 “어차피 1번이다. 우리가 못 뽑는다”며 그림의 떡으로 바라봤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도 이맘때다. 하지만 정작 중요했던 3학년 성적이 좋지는 않았다. 부상 여파가 있었던 것인지, 무슨 이유인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구가 흔들리고 있다는 건 확실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비난도 쏟아졌다. “그 실력으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해도 좋은 조건을 받기 힘들다”, “일단 KBO 드래프트에 참가해 입단한 뒤 나중을 기약해야 한다”는 비판과 회의적 시선이 심준석을 감쌌다. 심준석은 이에 대해 “1학년 때가 제일 좋았기 때문에 2‧3학년이 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줘야 했다”면서 “그냥 생각이 조금 많았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쏟아지는 기대에, 이 유망주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비판 여론도 관심인 만큼 달게 받아야 한다는 게 심준석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특별히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다고 했다. 숙명이라는 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았다. 심준석은 “마음고생은 하지 않았다.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아니신 분들도 있는데 그런 건 당연한 것이다.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고, 신경도 잘 쓰지 않아 별다른 생각은 없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아마 심준석이 메이저리그에 승격할 때까지 이런 회의적인 시각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심준석은 어린 시절부터 동경한 메이저리그 도전을 최대한 빨리 하기로 결정했다. KBO리그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으며 그 의지를 뚜렷하게 드러냈고, 이제는 계약금 100만 달러 이상의 좋은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라는 바다로 뛰어 들어간다. 계약을 하면서 모든 논란과 생각은 끝났다. 방향이 명확하게 결정된 만큼 이제 뒤는 돌아보지 않고 앞만 똑바로 보겠다는 게 심준석의 각오다.
전국대회 일정이 모두 끝난 뒤에도 운동에 매달렸다. 심준석은 “몸을 만들어야 했다. 공도 던지면서 웨이트트레이닝 위주로 몸을 만드는 데 신경을 썼다”고 했다. 마음도 새롭게 했다. 심준석은 “고교 3년 동안 3학년 때 부진했다. 그런 감정을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지, 마음가짐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안 좋은 기억들, 부족했던 기억들은 다 지우고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맞춰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어려운 도전이라는 건 안다. 그래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미국에 간다. 심준석은 24일 입단식을 위해 출국한다. 홈구장인 PNC파크에서 26일 대대적인 입단식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그 달콤함은 하루로 끝이다. 입단식 다음 날인 27일부터 바로 루키 선수들이 공을 던지는 피칭 캠프에 참가한다. 피츠버그는 되도록 심준석을 높은 레벨에서 출발시킬 계획이다. 그래서 귀국도 안 한다. 1년치 짐을 다 싼다. 시즌 끝까지 미국에 머물며 앞만 보고 달릴 셈이다.
모든 논란을 잠재우는 건 자신의 몫이다. 기대가 큰 만큼, 그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생각도 의젓하다. 심준석은 “하루 빨리 더 성장을 해서 좋은 무대, 꿈의 무대에 서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담은 인사를 건넸다. 자신이 있지 않으면 애당초 내리지 않았을 선택이었다. 메이저리그라는 큰 무대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는 심준석이 이제 첫 발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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