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부터 쫓는다" 김성태 수사 첫단추는 '전환사채'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정성욱 기자
[앵커]
해외에서 도피하다 체포된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이 오늘 국내로 송환됐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에 짧게 입장을 밝혔는데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선 "전혀 모른다"고 했습니다. 검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나섭니다. 향후 전망을 수원지검에 나가 있는 정성욱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정 기자, 김성태 전 회장이 해외도피 8개월 만에 국내로 들어왔네요. 입국 현장은 어땠나요?
[기자]
네. 김성태 전 회장은 오늘 아침 8시 19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약 20분 뒤에는 비행기에서 나와 한국 땅을 밟았는데요. 지난해 5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지 8개월 만입니다. 김 전 회장은 파란색 셔츠에 검정 자켓 차림이었고, 양손엔 수갑을 차고 있었습니다.
[앵커]
취재진도 궁금한 게 많았을 것 같은데요. 입장을 좀 밝혔나요?
[기자]
취재진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관련성이나 심경 등을 물었는데요. 우선 김 전 회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이재명 대표 전혀 모르시나요?) "전혀 모릅니다."
(사외이사 선임 건은 전혀 모르셨던 부분인가요?) "검찰에서 다 밝혀질 겁니다."
[기자]
들으신 것처럼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에 대해선 "모른다",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선 "검찰에서 다 밝혀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나, 대북송금 의혹 등을 묻는 질문에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이제는 수원지검으로 압송돼 조사를 받고 있죠. 주요 피의자가 온 만큼 검찰 수사도 속도가 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김 전 회장은 쌍방울 의혹의 중심에 선 핵심 인물입니다. 현재 쌍방울은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쌍방울 주가 조작 의혹,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뇌물 제공 의혹과 불법 대북 송금 의혹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된 상탭니다.
검찰은 사건 피의자와 주변인들 조사를 이어가긴 했지만, 정작 핵심 인물인 김 전 회장에 대한 조사는 못 했죠. 그래서 수사에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수사도 속도를 낼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정 기자 말대로 김 전 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워낙 많아요. 검찰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어느 지점이 포인트일까요?
[기자]
검찰은 쌍방울이 발행한 '전환사채'에 집중할 것 같습니다. 보통 수사를 할 때도 '돈을 쫓으라'고 하잖아요. 이번 의혹도 마찬가집니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 모두 쌍방울 자금이 흘러가는 지점에서 불거졌습니다.
김 전 회장은 2018년과 2019년 사이 쌍방울이 발행한 전환사채 200억원을 거래했는데요. 김 전 회장은 이런 내용을 허위로 공시해서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전환사채는 김 전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신생투자회사 A사 등을 거쳐 다시 쌍방울 계열사가 모두 매입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A사는 자신들의 돈이 아닌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전환사채를 매입했어요. 그러다 보니 금융계에선 신생 회사가, 그것도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자신들의 대주주가 대표로 있는 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산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합니다.
[앵커]
전환사채는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서도 나오죠?
[기자]
맞습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쌍방울이 전환사채로 이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내용입니다. 2018년 당시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재판을 맡은 변호인이 수임료 명목으로 현금 3억원과 3년 후에 팔 수 있는 쌍방울 전환사채 2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입니다.
결국 이것도 쌍방울의 전환 사채, 자금과 연결이 된 거죠. 때문에 검찰은 모든 의혹의 시작점인 전환사채부터 집중적으로 조사할 전망입니다.
[앵커]
네. 이것 말고 쌍방울과 김 전 회장과 관련된 다른 의혹도 있을까요?
[기자]
네. 많이들 들어보셨을 '대북 송금 의혹'입니다. 말그대로 '북한에 돈을 보냈다'라는 건데요. 공식적인 절차가 아닌 불법으로 몰래 보냈다는 내용입니다. 검찰은 쌍방울이 2018년쯤부터 대북경제협력 사업을 따내기 위해 북한에 약 640만 달러를 보낸 걸로 의심하고 있어요.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72억원 상당이죠.
다만 대북 송금에 대해선 김 전 회장도 일부 인정을 했습니다. 김 전 회장은 그제 KBS와 인터뷰에서 "당시엔 중국 심양에 한국 기업들이 사업을 하려고 많이 나가 있었고. 나 역시 줬지만 회삿돈이 아니라 개인 돈을 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제 개인 돈일지 회삿돈일지는 향후 수사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들어보면 김 전 회장도 그냥 입을 닫고 있을 것 같지만은 않네요. 그런데 쌍방울 의혹에선 김 전 회장 만큼 중요한 인물이 '쌍방울 금고지기'로 불리는 재경총괄본부장 김모 씨인데요. 김씨는 이번에 송환이 안 됐죠?
[기자]
네. 김씨는 현재 파타야 구치소에 구금된 걸로 파악됩니다. 김씨는 작년 12월 태국에서 체포됐는데요. 김 전 회장과 달리 송환을 거부하면서 불법체류 여부를 놓고 재판을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까지 알려진 건 1심 선고가 3월쯤이라고 해요. 그런데 김씨가 항소할 경우엔 6월까지도 송환되지 않을 수 있고, 길면 연말까지도 예상됩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의사결정자', 김씨를 '자금결정자'로 보고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돈의 흐름을 쫓기 위해선 김씨의 신병 확보가 필수인 상황입니다.
[앵커]
결국 검찰도 김 전 회장 수사에 우선은 집중할 수밖에 없겠네요. 김 전 회장 조사는 늦게까지 이어지겠죠?
[기자]
네. 김 전 회장은 오늘 오전 10시 47분쯤 수원지검으로 압송돼 '마라톤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조사할 양이 방대해서 시간도 길어질 것 같은데요. 수원지검 형사6부 검사들이 돌아가면서 김 전 회장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조사가 끝나면 김 전 회장은 수원구치소로 수감되고요. 검찰은 내일 중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네, 정 기자 계속 수사상황 잘 확인해 주세요. CBS 정성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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