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간호사 대부' 이수길 박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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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한국 간호사의 독일 취업 길을 개척한 이수길(李修吉) 박사가 13일 오전 2시(현지시간) 독일 마인츠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7일 전했다.
당시 서독 의료계가 간호사 부족에 시달린다는 걸 알게 된 고인은 1965년 4월 마인츠와 프랑크푸르트의 10여개 병원에 편지를 보내 한국 간호사들의 독일 취업을 타진했고, 그해 10월 오원선 당시 보건사회부 장관과 간호사 파독을 상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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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1960년대 한국 간호사의 독일 취업 길을 개척한 이수길(李修吉) 박사가 13일 오전 2시(현지시간) 독일 마인츠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7일 전했다. 향년 94세.
고인의 삶은 '소아마비', '간호사 서독 파견', '동백림 사건'이라는 키워드와 관련됐다.
자서전 '개천에서 나온 용'에 따르면 함남 북청에서 태어난 고인은 3세 때 소아마비에 걸려 왼쪽 다리가 마비됐다. 1950년 원산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의사로 일하다가 한국전쟁 때 월남했고, 1955년 의사 검정시험을 거쳐 제5회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서울에서 '이수길 의원'을 열고 개업의로 활동하다 1959년 해외 유학 자격 고시에 합격,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박사 학위는 1963년 일본 도호쿠대에서 받았다.
독일에서 소아과와 방사선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국립 대학병원 공무원으로 일하다 1974년 마인츠에 소아과 의원을 개업했다.
당시 서독 의료계가 간호사 부족에 시달린다는 걸 알게 된 고인은 1965년 4월 마인츠와 프랑크푸르트의 10여개 병원에 편지를 보내 한국 간호사들의 독일 취업을 타진했고, 그해 10월 오원선 당시 보건사회부 장관과 간호사 파독을 상의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1966년 1월 파독 간호사 1진 128명이 독일에 도착할 수 있었다. 1969∼1976년에는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간호사 파견이 이뤄졌다.
1967년 6월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간첩단 사건인 '동백림 사건'으로 한국에 연행돼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고, 1971년 가족이 함께 독일 국적을 획득했다. 1973년부터는 한국 심장기형 아동의 수술을 지원하는 운동을 벌였다.
1993년 KBS 해외동포상(사회봉사 부문)을 받았고, 1998년에는 제1회 '자랑스러운 재외동포'로 선정됐다. 2018년 독일 연방정부가 주는 최고공로상을 받았다. 저서로 회고록 '한강과 라인강 위에 무지개다리를 놓다'과 자서전 '개천에서 나온 용' 등이 있다. 1956년 '해부학문답:기초의학편 1'이라는 의서를 낸 적이 있다. 최형우 전 내무부장관의 사돈이다.
유족은 부인 이영자씨와 사이에 2남2녀(이지숙<의사>·이원진<사업>·이원철<의사>·이지혜) 등이 있다. 오는 26일 프랑크푸르트한인성당에서 영결 미사를 거쳐 오후 2시 마인츠시립 중앙공원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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