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 MBN 주주명단 무더기로 쏟아진 기업체

윤수현 기자 2023. 1. 1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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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MBN 주식 보유 기업 명단 공개
"MBN보도 공정성과 공익성을 검증할 새 기준이 설 것"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가 17일 MBN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66개 기업 명단을 공개했다. 매일경제신문뿐 아니라 부방·한세실업·한신공영 등 기업이 MBN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언론노조는 “MBN 보도 공정성과 공익성을 검증할 새 기준이 설 것”이라고 밝혔다.

종합편성채널 주주명단은 비공개 사항이다. 종편사들은 사업보고서에서 일부 주주만 공개하고 있다. 이에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1년 동안 주요 기업집단 계열사, 유가증권시장·코스닥·코넥스 상장사 등 3605개 기업 감사·사업 보고서를 분석해 MBN 주식을 갖고 있는 기업을 찾아냈다. MBN 주식 보유 기업은 66곳으로, 지분율은 18.01%다. 매일경제신문, 매경닷컴, 장대환 회장 등 특수관계자들이 보유한 주식은 31.18%다.

▲ 서울 중구 충무로 매일경제그룹 건물 앞에 있는 MBN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 연합뉴스

MBN 지분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기업은 알루미늄 부품소재 전문기업 알루코, 공작기계 제조기업 화천기공 등이다. 이들 기업은 MBN 지분을 각각 56만 주 가지고 있으며, 지분율은 1.07%다. 이어 종근당 1.03%, 현대미포조선 1.01%, 컴투스 0.95%, 동양 0.94%, 태광 0.76%, HJ중공업 0.76%, SDN 0.76% 순이다.

MBN 지분 10만 주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신성이엔지(0.51%), 녹십자(0.51%), 유진투자증권(0.51%), 셀트리온(0.48%), 동원F&B(0.38%), 샘표(0.32%), 크라운해태홀딩스(0.31%), 유한양행(0.28%), 에이티넘인베스트(0.27%), 신라교역(0.27%), 일지테크(0.26%), 마니커(0.26%), 부림저축은행(0.26%), 요진건설산업(0.26%), 제일테크노스(0.26%), 주성엔지니어링(0.26%), 코오롱인더스트리(0.26%), 대성산업(0.25%), LIG넥스원(0.25%), 동성케미컬(0.20%) 등이다.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MBN이 주주인 요진건설산업에 불리한 보도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4일 경기 화성시 물류센터 건설 현장에서 철근 구조물이 무너져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요진건설산업이 건설을 맡았다. KBS, 한겨레, 한국경제, 뉴시스, 뉴스핌 머니S 등 주요 언론이 이 사실을 보도했지만 MBN은 침묵을 유지했다.

또 MBN은 지난해 2월8일 요진건설산업이 건설을 맡은 경기 성남시 연구시설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2명이 추락했지만 관련 방송을 하지 않고 온라인 기사로 갈무리했다. MBN이 개국 이래 내보낸 요진건설산업 방송 보도는 아파트 분양, 회장 인터뷰, 호텔 개관식·현판식 소식뿐이다.

▲ⓒ연합뉴스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지분 구조가 불투명한 언론사의 주주들을 공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채널A, 한국경제신문 지분 구조를 밝혀냈다. 민주언론실천위원회가 지난달 19일 공개한 보고서에 도화엔지니어링 등 44개 기업이 채널A 지분 42.63%를 가지고 있었다. 채널A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기업은 도화엔지니어링과 특수관계자다. 도화엔지니어링은 2011년 240억 원을 들여 채널A 지분 5.9%를 샀다. 이후 계열사 건화가 지분 5.15%를, 계열사 아리지가 지분 0.98%를 매입했다. 채널A는 2016년 곽영필 도화엔지니어링 회장의 금탄산업훈장 수상 소식을 방송했다.

단일 기업 기준 가장 많은 채널A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다함이텍(6.87%)이다. 동아일보 창업주 김성수 씨의 동생 김연수씨가 만든 기업인 삼양사는 채널A 주식 5.15%를 가지고 있다. 이어 성우하이텍(3.56%), 아이오케이(1.56%), 단톡(1.47%), 한국공항(1.47%), 케이씨씨(1.23%), 현대삼호중공업(1.23%), 케이티(0.64%), 조선내화(0.61%) 순으로 채널A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한국경제 지분 구조를 공개하기도 했다. 국내 52개 기업이 한국경제 지분 91.483%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가 20.553%로 가장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어 SK텔레콤 13.827%, LG 13.600%, 삼성SDI 8.724%, 삼성물산 6.352%, 현대그린푸드 6.172%, 기아 4.351%, 현대미포조선 3.252%, 현대모비스 2.840%, 현대제철 2.190%, NH투자증권 1.444%, HMM 1.047%, SK네트웍스 1.027%, 포스코인터내셔널 0.956%, 한국공항 0.753%, 성우하이텍 0.722%, 효성 0.664% 순이다.

▲이은용 위원장이 2020년 1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언론사 주주를 파악하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니다. 수천 개의 기업 보고서를 일일이 살펴봐야 한다. 그럼에도 민주언론실천위원회가 이 일을 계속하는 것은 '미디어와 산업자본의 분리'라는 원칙 때문이다. 아래는 이번 작업을 주도한 이은용 민주언론실천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인데, 이를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언론노조는 '미디어와 산업자본의 분리'라는 원칙을 세웠다. 보고서 발간은 그 운동의 일환이다. 이런 작업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산업자본의 미디어 침투에 대한 구조를 제대로 밝혀내야 한다.”

- 보고서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인가.

“예를 들어 MBN과 관련된 기사를 쓸 때, 주주들이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 지 확인할 수 있다. 시민도 함께 MBN 보도를 공개 검증할 수 있다. 보고서가 검증의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 앞으로도 관련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해도 되는가.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겠다. 다만 노력이 상당히 투입된다. 작업 시간도 오래 걸린다.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야 한다. 벽을 마주하기 전까진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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