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안낳는 중국…인구정점 예상보다 9년 빨리왔다
50년만에 인구 줄어
주택수요 감소· 연금고갈 불가피
노동인력 부족해 ‘세계의 공장’도 위태
인구 1위 자리 인도에 내줘
차이팡 전국인민대표대회 농업농촌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연설에서 중국 인구가 지난해 정점에 도달했고, 올해부터는 마이너스 인구성장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신생아가 급격하게 줄어들자 1980년대 도입했던 산아 제한 정책을 폐기하고 3자녀를 허용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육아휴직제도 정비에 나섰다. 그러나 한 해에 신생아 수가 106만명 감소하는 등 추세를 되돌리지 못했다. 3년간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결혼과 출산이 줄고, 관련 사망자가 증가한 것도 인구 감소를 가속화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단순한 인구 감소 수준이 아니라 ‘인구학적 위기(crisis)’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인구는 중국의 고성장을 뒷받침하던 중요한 요소였다. 2000년대 중국은 생산인구 10명이 은퇴자 1명을 부양했다. 성장률의 4분의 1이 이른바 ‘인구 배당효과’로 인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고령화와 출산기피 현상이 만연하다. 높은 집값과 양육비 부담, 고용 불안 등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저출산 현상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2035년까지 중국은 인구의 3분의 1인 4억명이 60세 이상 고령인구가 된다. 2050년에 중국은 생산인구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노동인구가 줄어들면 세수가 줄고, 과거 인구 추이에 맞춰 설계한 연금제도 개혁이 불가피하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인구가 줄어들면 주택 수요가 감소해 건설 경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왕펑 미국 UC어바인대 사회학 교수는 “세계는 이제까지 본 적 없는 중국을 보게 될 것이다. 중국은 더 이상 젊고 활기차지 않다. 인구 측면에서 중국은 늙고 쪼그라든다”고 진단했다.
이푸시엔 위스콘신매디슨대학 중국인구변화전문가는 트위터에서 “중국의 과거 정책은 모두 잘못된 인구 통계를 기반으로 세워졌다”면서 “중국의 인구·경제 전망이 예상보다 훨씬 어두운 만큼 중국은 전략적 수축을 겪으면서 여러 정책을 재정비하고, 서방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중국의 빠른 인구 감소는 세계 질서도 뒤흔든다. 중국은 올해 세계 1위 인구대국의 타이틀을 인도에 내줄 것이 확실시된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된 인도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를 주장할 명분을 얻는다. ‘세계의 공장’ 타이틀도 인도로 넘어간다. 젊은 인구가 늘어나는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가장 많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영국 BBC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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