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나면 당연히 주가 오른다?...“이때 되면 조심”
고려아연 휴마시스도 분쟁
단기 상승후엔 급락 사례도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경영권 분쟁 소식이 알려진 래몽래인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3.7% 급등한 2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통상 경영권 분쟁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경영권을 지키려는 세력과 뺐으려는 세력들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한진칼, 2022년 화천기계 등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기업들의 주가도 당시 급등세를 보였따.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사인 래몽래인은 지난 16일 초기 투자자인 P&I문화창조투자조합, P&I문화기술투자조합이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을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다음날 래몽래인은 “코스닥 상장 전 투자한 양사의 보유 지분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모두 합쳐 5% 미만 수준”이라며 “래몽래인의 최대주주 포함 경영권 지분이 34.52%인 것을 고려했을 때, 이번 소수주주 권리 행사는 실질적인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주주는 지분율 3%가 넘을 경우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
코로나 진단키트 제조업체인 휴마시스는 이날 더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의 경영권분쟁소송에 사실상 백기를 드는 신년사를 공개했다. 휴마시스 소액주주 4명은 지난해 10월 미진한 주주친화정책을 이유로 경영권 교체를 요구하며 휴마시스 지분을 5.4% 확보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차 대표 지분은 6.9%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도 7.6% 정도에 불과해 소액주주 반발이 실제 경영권 교체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휴마시스는 지난 4일 소액주주들이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을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소액주주들은 오는 2월 28일 예정돼 있는 임시 주총에서 정관 변경, 이사 선임, 상근감사 선임 등 3개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이에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는 이날 홀페이지에 올린 신년사를 통해 “주주들의 고견을 세심하게 담아 듣지 못해 죄송하다”며 “2023년에는 주주들에게 보답하는 주주친화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금배당을 확대하고 IR 활동을 강화해 주주들과 소통 창구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래몽래인, 휴마시스 외에도 코스닥 상장사들이 경영군 분쟁 사실을 공시하는 경우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경영권분쟁 피소 사실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오스코텍, 파나진, 에이피티씨 등 15곳에 달한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 2200억원 규모 횡령 사건에 휩싸인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펀드 KCGI가 지분 6.57%를 취득한 3대 주주로 올라서며 주가가 요동쳤다. KCGI가 툴자한 투자목적회사 에프리컷홀딩스는 지난 5일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율을 6.57%로 기존(5.57%)보다 늘렸다. 에프리컷홀딩스는 지난달 21일 주요주주(5.58%)로 깜짝 데뷔한 지 2주 만에 오스템임플란트 창업자인 최규옥 회장(20.6%)과 글로벌 자산운용사 라자드(7.18%)에 이은 3대 주주가 됐다.
코스피에서는 2명의 각각 다른 공동 창업주 후손들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고(故) 최기호·장병희 공동 창업자가 설립한 뒤 74년째 동업 중인 영풍그룹은 ‘오너 3세’ 시대로 접어들면서 동업에 균열이 생겼다. 지난해 12월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인 최윤범 부회장이 고려아연 회장으로 승진하며 영풍그룹과 계열 분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3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에 우호적인 이사들이 대거 임기가 만료돼 새로운 이사 선임안을 놓고 고려아연 최 회장 일가와 영풍그룹 장형진 회장 일가가 표 대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11명인 고려아연 이사진 중 6명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현재 최 회장 일가는 고려아연 지분을 27.90%, 장 회장 일가는 31.96%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분쟁 관련주들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상승하지만, 분쟁이 마무리되면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금융투자업계는 경고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주는 주가가 단기간 급등할 수 있지만 길게 보면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한 변동성을 보일 수 있어 리스크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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