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의 일침, "왜 한국 감독에게 외국인 감독처럼 지원 안 해주는지"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의 아쉬운 점을 지적했다.
박항서 감독은 17일 국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하며 지난 5년을 돌아봤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 16일 막을 내린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을 끝으로 베트남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베트남은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먼저 박 감독은 “5년간 베트남 감독을 맡다가 마지막 동행을 마쳤다. 준우승은 아쉽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이별해야 한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살다 보면 만남과 헤어짐이 있다. 저도 마음을 정리해서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뿐만 아니라 신태용, 김판곤 감독이 각각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이끌고 동남아시아 무대를 누빈다. 동남아에 K-감독 열풍이 부는 셈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국내 지도자가 평가절하되고 있다.
관련 질문을 받은 박항서 감독은 “한국에도 유능한 지도자가 많다. 국가대표팀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가 있다”면서 “하지만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가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다. 국내 지도자들도 언어 소통을 제외하면 감독으로서 역량이 충분하다”고 답했다.
이어 “왜 협회는 국내 지도자가 감독을 맡으면 외국인 감독만큼 지원해주지 않는지 의문이 든다. 그런 부분만 지원해준다면 국내 지도자들도 국가대표팀을 맡을 역량이 된다”는 말과 함께 “언론은 (감독에게) 비판과 조언을 할 수 있다. 협회는 감독이 소신 있게 할 수 있도록 방패가 되어야 한다. 협회가 방패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장으로 독일 출신 지도자 미하일 뮐러를 선임했다. 뮐러 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새 감독 선임 작업은 백지 상태부터 시작하겠다.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절차를 따르겠다”고 들려줬다.
박항서 감독은 “신임 위원장을 뵙지 못했지만 독일분이라는 걸 안다. 의문이 생겼다. 뮐러 위원장이 과연 한국 지도자 역량을 얼마나 알까. 서류나 데이터를 받아서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외국인 위원장 선임 자체가 외국인 감독을 뽑기 위한 것인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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