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에 300억弗 투자·원전 협력 명시… 14년 신뢰 결실

이현미 2023. 1. 1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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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UAE 국빈 방문 성과
盧정부 때부터 관계 꾸준히 공들여
수소·바이오산업 등 총 48건 MOU
韓기술·UAE 자금 합쳐 제3국 진출
尹, 동행 경제인만찬서 기업 격려
“나는 대한민국의 영업 사원” 강조
“공무원 갑질 땐 전화달라” 주문도
尹, 다보스 포럼 참석차 스위스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세일즈 외교’에 초점을 맞췄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을 마치고 ‘다보스 포럼’ 참석을 위해 스위스로 이동했다.
尹 “UAE 투자 유치, 경제인들의 성과”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현지시간) 아부다비 에티하드타워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과의 만찬 간담회 도중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UAE의 300억달러 투자 약속은 경제인들이 이룬 성과라고 치켜세우며 도전을 계속 이어나가 달라고 당부했다.   아부다비=이재문 기자
윤 대통령은 UAE 측으로부터 300억달러(37조2600억원) 투자를 유치하고 한·UAE 공동성명에 이를 명시하는 성과를 올렸다. 양국의 전통적 협력 사업인 원전 분야에서도 한국의 기술력과 UAE의 정보·자금력을 합해 제3국 공동진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신재생에너지, 수소, 바이오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약속하며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는 중동 국가들의 신산업에 진출할 발판도 마련했다.

1980년 양국 수교 이래 한국 정상이 UAE를 국빈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00년의 친구”,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투자 결정”, “모범이 되는 성공적 신화”, “자랑스럽다” 등 양 정상은 이번 만남을 통해 관계를 극찬하며 신뢰 기반을 더욱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이 채택한 ‘한·UAE 공동성명’을 16일 공개했다. 공동성명에는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확대 및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에 기반한 UAE 국부펀드의 300억달러 규모 대(對)한국 투자’가 명기됐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UAE 확고한 신뢰가 명시적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성명에는 ‘UAE 또는 제3국 원전 사업 공동 진출 추진’ 등 원전 분야 협력도 반영됐다. 윤 대통령은 16일 무함마드 대통령과 양국 관계자들을 이끌고 바라카 원전을 방문해 “UAE 내 추가적인 원전 협력과 제3국 공동 진출 등 확대된 성과를 창출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그룹차 회장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릭소스 마리나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서 박수치고 있다. 왼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추가 원전 협력’ 의미에 대해 “UAE 측이 추가 건설 계획을 가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공식 제의가 온 건 아니지만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고 소형모듈원전(SMR) 같은 소형 원전, 핵융합 기술 등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3국 공동진출과 관련해 “영국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고 있다”며 “이미 실질적 논의가 많이 이뤄졌고 협약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UAE 순방 기간 양국 정부·기업은 총 48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향후 UAE의 300억달러가 투자 이행되는 매개체가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순방 기간 ‘세일즈 외교’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16일에는 동행 경제인 만찬 간담회를 열고 “저는 대한민국 영업사원”이라며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경제는 기업 중심, 시장 중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 혼자 뚫기 어려운 시장을 정부가 나서서 함께 뚫어내는 것이 진정으로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공무원들을 상대하실 때 ‘갑질이다’ 싶은 사안은 제게 직접 전화해달라. 즉각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콘래드 아부다비 에티하드타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동행 경제인과의 만찬 간담회에 최태원 SK그룹회장(왼쪽부터),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UAE가 ‘선물 보따리’를 대거 푼 데는 한국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됐고, 이는 한국 기업의 공이라고 평가했다. 김 수석은 양국이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하고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것을 핵심 성과로 꼽으며 “지난 5년간은 탈원전 정책 등으로 인해 한·UAE 관계에서 가시적 진전을 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UAE 순방 성과는 역대 대한민국 정부·기업, 즉 ‘팀 코리아’가 쌓아온 신뢰가 무르익은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은 노무현정부 시절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뒤 이명박정부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 문재인정부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꾸준히 관계를 격상시켰다. 지난해 5월 무함마드 대통령 취임 이후 윤 대통령은 타국 정상으로선 처음으로 UAE를 국빈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UAE가 주최하는 주요 행사에 참석하며 친교 행보도 이어갔다. 17일에는 UAE 두바이에서 열린 ‘미래비전 두바이 포럼’에 참석해 미래 발전과 과학기술의 역할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3박4일의 UAE 일정을 마치고 스위스로 이동했다.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한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아부다비=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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