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반년 만에 첫 초음속 비행…'음속벽' 세 번 돌파(종합2보)
공군, 2032년까지 120여대 도입…향후 수출 가능성도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17일 역사적인 첫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다. 작년 7월19일 시제 1호기의 첫 비행 성공 이후 약 반년 만이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58분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소속 이동규 수석이 탑승한 KF-21 시제 1호기가 사천 소재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이륙했다.
KF-21은 오후 3시15분쯤 남해 상공에서 고도 약 4만피트(약 1만2200m)로 비행하면서 처음으로 음속(마하 1.0, 시속 약 1224㎞)을 돌파했다. 이번 비행 중 KF-21은 3차례의 초음속 비행을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이 수석이 조종한 KF-21은 56분간 비행임무를 수행한 뒤 오후 3시54분쯤 무사히 착륙했다.
노지만 방사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은 "오늘 초음속 비행을 통해 KF-21이 구조적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전투기의 첫 음속 돌파 성공이라는데 의의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항공기가 마하 1.0을 돌파할 땐 공기저항으로 인해 날개 등 기체에 충격파가 발생하고, 주변 공기 흐름이 불안정해 항공기의 구조 건전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날 KF-21은 초음속을 견딜 수 있는 구조적 안정성을 증명했다.
과거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골든이글'이 2003년 음속을 돌파한 사례가 있지만, T-50은 미국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된 기체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독자 형상의 항공기인 KF-21과는 차이가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노고 덕분에 드디어 국내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를 보유하는 역사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군 및 방사청 관계자와 KAI 소속의 개발진 및 시험비행 조종사 등 그동안 애써준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라며 "이번 초음속 비행 성공을 통해 우리 군은 과학기술 강군 건설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했을 뿐만 아니라, 4대 방산수출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쾌거를 거둘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성과를 축하했다.
방사청은 앞으로 KF-21의 음속 영역에서의 고도·속도를 높여가면서, 초음속 구간에서의 비행 안정성을 점검·검증하고, 이를 체계개발에 지속 반영할 계획이다.
KF-21은 작년 7월19일 시제 1호기의 최초 비행 이후 현재까지 80여회의 비행을 통해 고도와 속도 등 비행영역을 지속 확장시켜왔다.
KF-21 시제 2호기는 작년 11월10일, 3호기는 이달 5일 첫 비행에 성공했다. 시제 4~6호기는 지상시험과 비행시험 준비를 마친 뒤 올 전반기까지 순차적으로 비행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KF-21 시제기들의 비행시험은 2026년 2월까지 진행되며, 총 2000여회의 비행이 예정돼 있다.
KF-21의 비행시험은 △초기 비행 건전성 △영역 확장 △성능 검증 △무장 적합성 △군 운용 적합성 등 단계별로 성능을 확인·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KF-21(인도네시아명 IF-X) 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관으로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가 공동 개발 중인 '4.5세대급' 전투기로서 지난 2016년 개발에 착수했다.
전 세계에서 '4.5세대 이상' 첨단 초음속 전투기 개발에 성공한 국가·지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 유럽 컨소시엄(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에 이어 우리나라가 8번째다.
KF-21은 특히 현존 세계최강 공대공미사일로 평가되는 '미티어'를 아시아 최초로 장착하고,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첨단 장비를 국산화해 활용하게 된다.
공군은 2026년 KF-21 체계개발 완료 후 양산에 들어가면 2032년까지 120여대를 도입해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
KF-21은 향후 'K-방산' 수출 대표 품목으로도 지목된다. 'K-방산의 큰손' 폴란드는 물론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국빈 방문한 아랍에미리트(UAE)도 KF-21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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