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대중 수출 의존도 높아…연간 성장률 ‘0%대 추락’ 전망 [세계경제 ‘中 성장률 쇼크’]

이희경 2023. 1. 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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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 대중 수출액 전년比 27% 감소
中 경기개선 지지부진 땐 韓도 악재
“中 봉쇄완화, 세계인플레 해결 도움”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3.0%를 기록, 목표치(5.5%)에 크게 미달하면서 우리 경제 전망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중후반부터 우리 경제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데는 중국 봉쇄정책 등에 따른 수출 하락이 주요 배경이 됐는데, 올해도 ‘중국발 리스크’가 한동안 이어질 경우 충격파가 작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대중 수출액은 112억달러로 2021년 같은 기간 대비 27% 줄면서 7개월 연속 역성장했다. 지난해 전체로 봐도 대중 수출액은 1558억달러로 집계돼 2021년보다 4.4% 감소했다. 이달에도 10일까지 대중 수출액은 29억3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수출물가지수(잠정치)가 전월 대비 6.0% 하락, 2009년 4월(6.1%) 이후 13년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날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와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대중 무역수지도 부진한 모습이다.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해 5월(-10억9000만달러)부터 8월(-12억2000만달러)까지 4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낸 뒤 9월(6억8000만달러) 반짝 흑자를 냈다. 하지만 바로 다음달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대중 수출이 부진한 건 중국의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국 경제에서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 하락해 3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중국 경제 상황은 우리 경기 회복 속도를 좌우하는 중요 변수다. 우리의 대중 수출 비중은 지난해 22.8%(6839억달러)로 2021년 25.3% 대비 하락했지만 여전히 전체 수출 중 비중이 가장 크다. 한국은행의 ‘대중 수출의 구조적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은 80%를 상회하는데, 반도체와 OLED 패널 등 높은 기술 수준이 요구되는 품목으로 수출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경기 호황으로 수출이 증가할수록 중국의 반도체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우리가 혜택을 보는 구조인 셈이다. 한은은 “대중 수출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와 중국의 수출 및 투자와 밀접한 연관관계를 가진다”고 분석했다.

세계경제 침체 우려가 더욱 커지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 개선 흐름이 지지부진할 경우 우리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될 수밖에 없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코로나19 확산세 등을 반영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4.3%)을 지난해 6월 전망 대비 0.9%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일각에서는 대중 수출 감소 등을 우려해 올해 우리 경제가 0%대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날 ING은행은 ‘2023 경제 전망 리포트’를 통해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새로운 변이의 끊임없는 등장 등과 맞물려 올해 상반기 한국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올해 연간 성장률이 0.6%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1일 중국 톈진에 있는 폭스바겐 기지의 조립 라인에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특히 중소기업의 여건이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국 인건비가 동남아 등 신흥국에 비해 엄청 오르고, 보이지 않는 규제가 최근 많이 생겨 중소기업으로서는 메리트를 잃었다”며 “여기에 저성장까지 추가돼 중국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 대한민국 제품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부터 방역을 대폭 완화하는 등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만큼 향후 전망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티어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코로나19 규제 완화가 분명히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데 ‘압도적으로 긍정적인’(overwhelmingly positive)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글로벌 마켓에 본격적으로 복귀하고 공급망이 더 효율적으로 작동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김범수·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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