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로 불똥튄 尹의 "UAE 적은 이란" 논란…與 "실질적 위협국 맞아" vs 野 "잘못하면 양국 이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희(왼쪽) 민주당 의원이 17일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UAE(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 발언 논란이 국회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란은 UAE의 실질적 위협국이 맞다"고 옹호했으나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잘못하면 양국을 이간하게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에게 "UAE 국민 입장에서 가장 위협을 느끼는 나라가 어디냐. 중동에서 위협을 느끼는 나라가 어디냐, 실질적으로"라며 "이란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조 차관은 "그렇게 알려져 있다"고 답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어 "그래서 UAE에 군사력 필요하다.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라며 "UAE 국민은 이란을 최대 위협국가로 보고 적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UAE에 국방력이 필요한 것은 당장 이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 차관은 "외교부를 대신해 그렇다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그렇게 알려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또 "그래서 우리도 (아크부대를) 파병해서 UAE를 돕고 있다. 평화유지군 아니다"라며 "안보적으로 불안하니 우리나라 국방력을 갖다 쓰는 것. 왜? 이란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차관은 "(아크부대는) UAE와의 안보협력을 위해 파병했다"고 설명했다.

황 의원은 이에 "아크부대가 이란 위협에 대비해 UAE에 파병됐느냐"고 따졌다. 조 차관이 "특정국가를 겨냥해 파병된 것 아니다"라고 하자 황 의원은 "왜 파병됐는지 아느냐. (우리나라가) 원전 운영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군사교육 훈련을 하려고 파병한 것"이라며 "이란 위협에 대비해 공동 군사협력하기 위해 파견된 걸로 아느냐"고 재차 물었다. 조 차관은 "(이란 위협대비는) 아니다"라며 "UAE와의 안보협력"이라고 재확인했다.

황 의원은 "(윤 대통령 발언 논란은) 팩트(사실)의 문제"라며 "UAE가 이란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있느냐 아니냐하는 팩트의 문제"라고 못박았다. 이어 "주적의 관계는 해당 국가가 상대국을 대상으로 주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한 발언은 잘못하면 양국 이간이 될 수 있고, UAE 입장에서 상당히 당황스러운 발언"이라고 문제 삼았다.

황 의원은 "(현재) UAE의 대사가 이란에 가 있다. 주적국에 대사가 가느냐"며 "UAE가 관계를 회복하려고 대사까지 파견하고 (양국이) 경제적으로 수출·수입도 하고 있는데 이게 웬말이냐"고 비판했다. 황 의원은 대통령실과 외교부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장병격려 차원'이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 "어떻게 논리적으로 (UAE의 적은 이란) 이 발언이 우리 장병을 격려하는 것이냐"고 캐물었다. 조 차관은 "그런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며 "제가 대통령 말씀에 이렇게 저렇게 해석을 붙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을 피했다.

황 의원은 "외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 외교부가 설명하고 파악해야 한다"며 "어떻게 파장이 번질지 외교부가 잘 수습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차관은 "이란에 설명하고 소통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취지는 한-이란 우호관계에 대한 정부 의지에는 변함없다고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황 의원에 앞서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윤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조 차관에게 "UAE의 적이 이란이냐"고 물었다. 조 차관이 "외교부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특정 국가관계를 설정하는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하자 우 의원은 "그 말씀이 맞다. 특정국가 관계를 말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대통령 발언은 외교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