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머리 맨유 감독, 13살 초딩 시절 크루이프에게 "말 조심해주세요"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에릭 텐 하흐(52, 네덜란드) 맨유 감독의 유년 시절 당돌함이 눈길을 끈다.
영국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17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텐 하흐 감독이 네덜란드 레전드 요한 크루이프 앞에서 했던 말을 주목해보자”면서 “1984년 당시 13살이었던 텐 하흐는 네덜란드 TV쇼에 출연해 크루이프에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텐 하흐 감독은 유소년 축구선수 시절에 또래 친구들과 함께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들 가운데 크루이프가 앉았다. 크루이프는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현역 황혼기를 보내고 있을 때였다. 크루이프는 이 방송에 나가고 1년 뒤에 은퇴하고 곧바로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대화 주제는 ‘코치와 선수들 사이의 소통’이었다. 크루이프가 먼저 아이들에게 질문했다. “만약 내가 코치가 되어 어린 선수들에게 소리치면 어떨 거 같아?” 붉은색 카라티를 착용한 텐 하흐는 진지한 표정으로 “제가 생각할 때 코치님들은 어린 선수들에게 강하게 소리를 지르면 안 돼요. 말을 조심해야 해요. 아이들이 상처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아약스 1군처럼 높은 레벨의 팀에서는 코치님들이 소리를 쳐도 돼요. 프로 선수들은 일주일 내내 훈련하잖아요. 프로 선수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코치로서 따끔하게 소리쳐야 해요”라고 덧붙였다.
선수 크루이프는 소년 텐 하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코치들은 어린 선수와 프로 선수를 대할 때 태도가 달라야 한다는 뜻이야?”라고 다시 물었다. 텐 하흐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 맞아요”라고 했다.
해당 방송이 재조명을 받자 텐 하흐 감독이 옛 기억을 되살렸다. 50대가 되어 민머리 중년이 된 텐 하흐는 “내 감독 사무실에 크루이프 사진을 걸어두는 이유다.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승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팬들에게 매력적인 축구를 보여줘야 한다. (비록 크루이프가 우리 곁을 떠났지만) 지금도 크루이프의 DNA를 느낄 수 있다”고 돌아봤다.
크루이프는 지난 2016년 3월에 생을 마감했다. 크루이프가 10년 이상 몸담았던 아약스 구단은 홈구장 명칭을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로 변경했다. 텐 하흐 감독은 이 경기장에서 아약스를 이끌고 수많은 승리를 거뒀다. 2022년 여름에는 잉글랜드 맨유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진 = NOS 스포츠,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