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분양 골치썩는 건설사들…“이게 있었네” 민간임대 몰려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목
올첫 모집 17社 신청 쇄도
예년보다 참여업체 두배 쑥
17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이달 초 민간사업자를 모집한 고양장항 B4블록에 건설사 등 17개 업체들이 LH에 참가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택지인 고양장항 B4블록(1017가구)은 윤석열 정부가 마련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의 새로운 모델(내집마련 민간임대)의 시범사업지다. 수분양자는 시세대비 최대 15%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하다가 분양전환 시점(입주후 6·8·10년)이 되면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 내집마련을 할 수 있다.
이번 사업에 참가의향서를 제출한 민간사업자는 계룡건설, 동부건설, 우미건설, 제일건설, 대우건설, 시티건설, 동양 등 7개 건설사를 비록해 KT에스테이트, 한국토지신탁, NH농협리츠운용, 대림AMC, SK증권 등 기타 업체들 포함 총 17개 업체다. 이는 기존에 진행되던 일반 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의 2배 수준이다. 지난 2021년의 경우 비교하면 양주회천 A23블록에 9개 민간사업자가 참가의향서를 제출한 게 최대였다. 뛰어난 강남접근성으로 주목을 받는 성남복정1(B2)도 참가의사를 밝혔던 사업자는 8곳뿐이었다.
내집마련 민간임대를 포함한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사업자 입장에서 꽤 불리한 요인들이 여럿 있다. 우선 시세보다 저렴하게 입주자들에게 임대해야 한다. 일반공급은 시세의 95%, 특별공급은 시세의 85% 이하로 월 임대료가 책정되도록 돼있다. 그러다보니 의무임대기간인 10년(내집마련 민간임대는 6·8·10년)간 대부분 적자 상태로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 10년(혹은 6·8년) 뒤 분양전환시 분양가격 역시 감정평가액을 바탕으로 책정돼 시세보다 싸게 팔수밖에 없다. 내집마련 민간임대의 경우 분양가의 절반은 입주초기 감정가의 절반으로 책정돼 분양가격이 더욱 저렴할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입주자들 입장에서 저렴하게 임차하고 싸게 분양을 받는만큼, 파는 사람 입장에선 덜 받고 임대·분양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10년간 투자금이 묶여있어 다른 주택사업 대비 자금회전이 안되는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내집마련 민간임대 사업에 뛰어드려는 업체들이 줄을 서는 것은 최근 분양시장의 극심한 한파 때문으로 보인다. 미분양이 전국적으로 급증하면서 건설사 등 사업자들이 분양사업을 최대한 피하면서도 주택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내집마련 민간임대 사업에 참여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참가의향서를 제출한 한 업체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시장이 워낙 불확실하다보니,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참가의향서를 제출했다”며 “현 시점에선 일반 분양 사업보다 훨씬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집마련 민간임대는 주택도시기금의 출자를 받아 진행하는 사업으로, 분양사업 대비 금융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점도 현 자금경색 국면에서 큰 이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집마련 민간임대 뿐 아니라 최근 사업자를 공모한 청주지북 A1·3, 경산대임 A10·B2, 광주선운2 B1, 부산기장 A1, 밀양부북 B1 등 일반 공공지원 민간임대사업 역시 사업지별로 적게는 13개, 많게는 15개 업체가 참가의향서를 제출했다. 일반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내집마련 민간임대와 달리 분양전환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의 한파 분위기를 피하면서도 주택사업을 지속할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사업자들이 참가의사를 밝힌 것으로 본다”고 했다. 국토부는 참가의향서를 제출한 사엄자들을 대상으로 3월 고양장항B4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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