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채만 온기"… 차환 막혀 빚 갚는 '불황형 상환'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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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개시되면서 채권시장에 회사채가 쏟아지고 있다.
정책당국의 회사채 지원 발표까지 겹치며 크레딧 시장이 여느 해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5조원 넘게 '불황형' 순상환 기조를 보였던 지난해 10월의 회사채 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달부터 온기가 돌던 회사채 시장은 새해 자금 집행이 개시되는 연초 효과와 함께 정부 정책에 힘입어 강세를 띠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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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집행 개시 '연초 효과' 겹쳐
우량채 위주 순발행액 1조 돌파
AA-급엔 '찬바람' 양극화 심화
17일 코스콤CHECK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공·사모 회사채 순발행액(16일 기준)은 1조9118억원에 달한다.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5조원 넘게 '불황형' 순상환 기조를 보였던 지난해 10월의 회사채 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달부터 온기가 돌던 회사채 시장은 새해 자금 집행이 개시되는 연초 효과와 함께 정부 정책에 힘입어 강세를 띠기 시작했다. 다만 우량채 위주로 돈이 대거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실제로 공모채 발행 명단에 오른 것은 신용등급 AA 이상이 대부분이다.
AA0에 속하는 기업들은 이달에 모두 회사채 1억3400만원어치를 발행했다. AAA급은 1300억원, AA+급은 9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각각 찍었다.
수요예측 결과도 역대급이다. 이달 첫째 주 97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 12배가 넘는 11조8000억원이 모였다. 포스코, KT, LG유플러스 등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자금을 넉넉하게 끌어모았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회사채 연초 효과를 누리기 위해 발행을 기다리고 있다. 신용등급 AA+인 LG화학은 오는 27일 최대 8000억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이다. 신한지주(AA-)는 이달 30일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 SK가스(AA-), 롯데렌탈(AA-)도 이달 말 각각 1200억원어치, 3000억원어치의 공모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A급 이하 기업들도 대기업의 든든한 신용도를 믿고 이달 하순 발행 공모채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신용등급 A0인 효성화학, A+인 신세계푸드가 이달 27일 각각 1200억원, 500억원을 목표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신용도 A0인 하나F&I도 같은 달 30일 12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찍을 예정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1월 첫째 주에 이어 둘째 주에도 회사채 수요예측 강세가 지속됐다"면서 "예년과 비교해 매우 강한 회사채 투자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책당국의 발표대로 약 43조원의 정책자금 지원 여력이 남아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책적인 여력이 회사채 수요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AA- 이하 기업들은 순상환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돈이 넉넉해서 자금을 상환하는 것이 아니라 차환을 이어가지 못해 갚는 불황형 상환이 계속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채권금리는 올해 들어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고채 3년물은 지난해 말 연 3.7%대였으나 지난 16일 기준 연 3.4%선을 가리키고 있다. 같은 기간 회사채 무보증 3년물 금리 역시 연 5.2% 수준에서 4.6%까지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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