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UAE의 敵' 발언 후폭풍…이란 반발에 "장병 격려 차원"

좌동욱/김인엽 2023. 1. 1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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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한 발언이 한·이란 외교 문제로 비화했다.

이에 대해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이 UAE를 비롯한 걸프만 연안 국가들과 역사적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급속히 진전된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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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교당국이 입장 요구하자
외교부 "양국 관계와 무관" 해명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한 발언이 한·이란 외교 문제로 비화했다. 이란이 “급속히 진전된 상황을 전혀 모르는 발언”이라며 반발하자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현재 한·이란 양자 관계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외교부는 17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보도된 발언은 UAE에서의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라는 취지의 장병 격려 차원”이라며 “이란과의 관계 등 국가 간 관계와는 무관한 바, 불필요하게 확대 해석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UAE 파병 부대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며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이 UAE를 비롯한 걸프만 연안 국가들과 역사적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급속히 진전된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테헤란·아부다비 관계 발언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진지하게 주목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UAE와 이란 간 역사적 갈등이 존재한 것은 사실이다. 각각 걸프만 서쪽과 동쪽에 있는 UAE와 이란은 1960년대 말부터 아부무사 섬 등 3개 도서를 두고 영유권 분쟁을 벌였다. 이슬람 수니파(UAE)와 시아파(이란) 간 종파 갈등도 있었다.

이 같은 UAE와 이란의 관계는 최근 몇 년간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다. 2021년 8월 취임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UAE 특사를 만나 “이란은 UAE에 진심 어린 우호 정신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셰이크 타흐눈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안보보좌관이 이란을 방문해 라이시 대통령을 면담하기도 했다. UAE는 지난해 8월 주이란대사관에 자국 대사를 파견하기도 했다. 2016년 자국 대사를 철수한 지 6년 만이었다.

외교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UAE는 우리 측 발언의 진의를 충분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란에도 서울과 테헤란 등 외교 채널을 통해 우리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김인엽/아부다비=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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