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리더십 이승엽, 두산 선수들의 기대
이승엽 두산 신임 감독(47)은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한다. 선수들과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포부다.
두산 선수단 내에서도 ‘젊은 소통형’ 새 감독에 대한 기대가 감지된다. 이 감독은 1976년생 동갑내기인 박진만 삼성 감독과 함께 리그 ‘유이’한 40대 감독이다. 선수들과 교감의 폭도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
우타 거포 양석환은 이 감독과 함께 할 2월 전지훈련을 기다리고 있다. 양석환은 “마무리캠프 참여를 안해서 감독님과 그렇게 이야기를 많이 못했는데, 전지훈련 때 기회가 많을 것 같다”며 “궁금한 걸 많이 여쭙고 싶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이 감독 특유의 노림수와 밀어치기 비법을 가장 배우고 싶다.
양석환은 몸쪽 높은 공이 강점이다. 하지만 바깥쪽 공에는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밀어치기 기술이 부족했던 탓이다. 2015년 데뷔 후 7년 동안 홈런 101개를 때렸지만, 우측 담장은 한번도 넘기지 못했다. 밀어서 만든 홈런이 하나도 없었다는 뜻이다. 최고의 홈런타자였던 이 감독은 현역 시절 줄곧 밀어치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은퇴시즌인 2017년에도 홈런 20개 중에 4개를 밀어서 만들었다.
투수들도 이 감독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부상을 털어내고 복귀를 준비 중인 박치국은 지금도 현역 시절 이 감독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을 기억하고 있다. 2017년 5월 당시 두산 신인이던 박치국은 대선배를 맞아 시속 138㎞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넉달 뒤인 9월에는 슬라이더로 스탠딩 삼진을 뽑아냈다. 이 감독과의 2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삼진을 잡은 것이다. 박치국은 “감독님께 기회가 되면 그때 공이 어땠는지 여쭤보고 싶다”고 웃었다. 최근에도 유튜브에서 그때 영상을 돌려봤다는 박치국은 “당시에 감독님께서 ‘살살 좀 던지라’고 말씀하시던게 기억난다”며 “감독님으로 오실 줄은 몰랐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이미지라든가 똑같은 것 같다. 아직 대화는 많이 못 나눴지만,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소통을 앞세우는 이 감독이지만, 프로로서 기본 또한 강조한다. 16일 창단기념식에서 이 감독은 “선수들이 꼭 해야 하는 건 없지만, 하지 말아야 할 건 있다. 태만한 플레이는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때로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 취임식이 열린 지난해 10월, 주포 김재환과의 첫 미팅에서 이 감독이 던진 말은 “팀 홈런이 101개 더라. 4번타자(김재환)가 40개를 쳤으면 130개까지 올라갔을 텐데”라는 ‘돌직구’였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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