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인하 본격화될까…여전히 높은 대출이자는 부담
이명철 2023. 1. 17. 18:14
기준금리 인상에도 코픽스 하락으로 주담대 금리 내려
은행채 발행 재개, 금융당국 압박에 예금금리 내린 영향
대출 이자 감소분 ‘찔끔’, 정부·국회 은행권 잇달아 압박
◇예금금리 내리니 대출금리도 따라 내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전날 12월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한 점을 반영해 대부분 대출금리를 인하했다.
KB국민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의 경우 코픽스 발표 후 바로 17일 주담대 변동금리를 전일대비 0.05%포인트 인하한다고 공지했다.
대출금리 산정 방식에서 차이가 있는 신한은행은 이날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를 4.69~5.74%로 전날보다 0.02%포인트 낮췄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0.098%포인트 오른 5.776~6.376%로 확정했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올해 첫 영업일인 2일만 해도 5.27~8.12%로 8%선을 넘으며 고공 행진했다. 하지만 보름 정도가 지난 후 현재는 최고 금리 기준 7.43%로 0.69%포인트 내려 안정되는 분위기다.
대출금리가 내린 이유는 먼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예금금리 인하의 영향이다.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인 예금은 금리가 오를수록 코픽스에도 반영돼 이를 기반으로 한 대출금리 또한 상승하는 구조다.
채권시장 경색으로 은행채 발행이 막혔던 지난해 하반기에는 예금으로 조달 수요가 쏠리자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최고 5%선까지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현재 시중 5대 은행 대표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3.86~4.40%선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채권시장이 안정되고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면서 예금금리 또한 낮아지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3년물 (무보증·AAA) 금리(평가사 평균)는 16일 현재 4.080%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21일만 해도 최고치인 5.336%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의 금리를 보였지만 약 3개월만에 1%포인트 이상 낮아져 은행의 조달 부담이 완화된 것이다.
금융당국의 압박도 영향을 줬다.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은행들은 오히려 예금금리를 내리기도 했는데 금융당국의 시선을 무시하지 못했다는 시선이다. 통상 기준금리를 올리면 예금금리 인상 요인이 되지만 예금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 또한 오르게 된다.
예금금리가 내려가자 16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코픽스는 신규취급액 기준 4.29%로 전월대비 0.05%포인트 내려 11개월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도 하락한 것이다.
두배 늘어난 원리금 상환 부담 해소엔 역부족
올해 들어 대출금리 인하분이 실제 대출 이자 부담 완화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그동안 대출금리 인상폭이 워낙 높았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에게 적용되는 최고 금리가 아닌 평균 금리로만 따져도 대출 이자 부담은 컸다. 한국은행의 가중평균금리 조사를 보면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2020년 2.50%까지 낮아졌지만 2021년 2.94%로 올랐고 지난해에는 11월 기준 4.74%까지 상승했다.
시중은행으로부터 5억원의 주담대를 받고 30년 만기로 원리금균등 상환 방식을 택한 차주를 예로 들어 보면, 대출금리가 2.50%였을 때 총 대출 이자는 2억1112만원이다.
4.74%의 금리를 적용하면 총 대출 이자는 4억3788만원으로 2억원이 넘게 늘어난다. 월 상환금액도 197만6000원에서 260만5000원으로 껑충 뛴다.
코픽스 인하폭(0.05%포인트)을 반영해 대출금리가 4.69%로 내렸다고 가정할 경우 같은 기준에서 총 대출 이자는 4억3247만원으로 540만원 정도 절감에 그친다. 한달에 내는 원리금은 1만5000원 정도 줄어든 259만원이다.
기준금리가 하락 추세로 전환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을 감안할 때 당분간 대출 이자 상환 어려움은 계속될 걸로 보인다. 이에 금융당국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은행권에 대한 추가 대출금리 인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은행은 가산금리 조정 등에 어느 정도 재량이 있다”며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큰 점을 개별 은행들이 살펴봐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12일 “서민들이 예대 이율 차이로 고통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합리적인 예대 이율을 설정할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은행채 발행 재개, 금융당국 압박에 예금금리 내린 영향
대출 이자 감소분 ‘찔끔’, 정부·국회 은행권 잇달아 압박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연초 최고 8%대까지 올랐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낮아지고 있다. 기준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이를 기준으로 하는 코픽스가 떨어졌고,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대출금리도 하락했다. 유례없던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되고 금융당국의 압박이 계속되면서 앞으로 대출금리가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다만 여전히 고금리 국면이고 그동안 대출금리 인상폭이 컸던 점을 볼 때 차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완화되기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예금금리 내리니 대출금리도 따라 내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전날 12월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한 점을 반영해 대부분 대출금리를 인하했다.
KB국민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의 경우 코픽스 발표 후 바로 17일 주담대 변동금리를 전일대비 0.05%포인트 인하한다고 공지했다.
대출금리 산정 방식에서 차이가 있는 신한은행은 이날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를 4.69~5.74%로 전날보다 0.02%포인트 낮췄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0.098%포인트 오른 5.776~6.376%로 확정했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올해 첫 영업일인 2일만 해도 5.27~8.12%로 8%선을 넘으며 고공 행진했다. 하지만 보름 정도가 지난 후 현재는 최고 금리 기준 7.43%로 0.69%포인트 내려 안정되는 분위기다.
대출금리가 내린 이유는 먼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예금금리 인하의 영향이다.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인 예금은 금리가 오를수록 코픽스에도 반영돼 이를 기반으로 한 대출금리 또한 상승하는 구조다.
채권시장 경색으로 은행채 발행이 막혔던 지난해 하반기에는 예금으로 조달 수요가 쏠리자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최고 5%선까지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현재 시중 5대 은행 대표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3.86~4.40%선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채권시장이 안정되고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면서 예금금리 또한 낮아지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3년물 (무보증·AAA) 금리(평가사 평균)는 16일 현재 4.080%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21일만 해도 최고치인 5.336%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의 금리를 보였지만 약 3개월만에 1%포인트 이상 낮아져 은행의 조달 부담이 완화된 것이다.
금융당국의 압박도 영향을 줬다.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은행들은 오히려 예금금리를 내리기도 했는데 금융당국의 시선을 무시하지 못했다는 시선이다. 통상 기준금리를 올리면 예금금리 인상 요인이 되지만 예금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 또한 오르게 된다.
예금금리가 내려가자 16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코픽스는 신규취급액 기준 4.29%로 전월대비 0.05%포인트 내려 11개월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도 하락한 것이다.
두배 늘어난 원리금 상환 부담 해소엔 역부족
올해 들어 대출금리 인하분이 실제 대출 이자 부담 완화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그동안 대출금리 인상폭이 워낙 높았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에게 적용되는 최고 금리가 아닌 평균 금리로만 따져도 대출 이자 부담은 컸다. 한국은행의 가중평균금리 조사를 보면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2020년 2.50%까지 낮아졌지만 2021년 2.94%로 올랐고 지난해에는 11월 기준 4.74%까지 상승했다.
시중은행으로부터 5억원의 주담대를 받고 30년 만기로 원리금균등 상환 방식을 택한 차주를 예로 들어 보면, 대출금리가 2.50%였을 때 총 대출 이자는 2억1112만원이다.
4.74%의 금리를 적용하면 총 대출 이자는 4억3788만원으로 2억원이 넘게 늘어난다. 월 상환금액도 197만6000원에서 260만5000원으로 껑충 뛴다.
코픽스 인하폭(0.05%포인트)을 반영해 대출금리가 4.69%로 내렸다고 가정할 경우 같은 기준에서 총 대출 이자는 4억3247만원으로 540만원 정도 절감에 그친다. 한달에 내는 원리금은 1만5000원 정도 줄어든 259만원이다.
기준금리가 하락 추세로 전환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을 감안할 때 당분간 대출 이자 상환 어려움은 계속될 걸로 보인다. 이에 금융당국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은행권에 대한 추가 대출금리 인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은행은 가산금리 조정 등에 어느 정도 재량이 있다”며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큰 점을 개별 은행들이 살펴봐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12일 “서민들이 예대 이율 차이로 고통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합리적인 예대 이율을 설정할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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