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연임…‘노동개혁’ 강공 정부와 각 세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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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수 123만명의 제1노총인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김동명 현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노조를 타깃으로 한 '노동개혁'에 몰두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 임기 3년을 함께하게 됐다.
김 후보는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등 사회적 대화엔 참여하지만 정부의 노동 통치 수단으로 악용되지 못하게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노정관계가 요동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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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수 123만명의 제1노총인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김동명 현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노조를 타깃으로 한 ‘노동개혁’에 몰두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 임기 3년을 함께하게 됐다. 김 후보는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등 사회적 대화엔 참여하지만 정부의 노동 통치 수단으로 악용되지 못하게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노정관계가 요동칠 전망이다.
17일 한국노총은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정기선거인대회를 열고 위원장으로 김동명 후보, 사무총장으로 류기섭 후보를 선출했다. 조합원 200명당 1명이 배정되는 선거인 3940명 가운데 3550명이 투표에 참여해, 김 후보가 52.39%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위원장 선거는 김만재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이동호 현 한국노총 사무총장 등 3파전으로 치러졌으나, 1차 투표에서 43.2%를 얻은 김동명 후보와 36.8%를 얻은 김만재 후보가 결선 투표를 진행한 결과 김 후보가 당선됐다.
역사적으로 한국노총은 교섭과 실리를 중심으로 한 조직운영 방침에 따라 사회적 대화에 비교적 충실히 참여해왔다. 공식적인 전국 규모 노·사·정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에서도 민주노총이 불참한 가운데 사회적 대화를 사실상 이끌어왔다고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노조를 “부패집단”이라고 직접 언급하는 등 정부가 노동개혁을 사실상 노조개혁으로 치환시켜 드라이브를 걸고, 연장근로 유연화·임금체계 개편 등의 개혁과제를 내놓은 상황에서 사회적 대화 참여와 정부와의 관계도 선거 과정에서 쟁점이 됐다.
김 당선자는 선거과정에서 사회적 대화·경사노위 참여에 대해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의 거취와 사회적 대화 참여 여부를 연동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사회적 대화 중단과 관련해 “사회적 대화를 이용해 노동개악을 강행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면 결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냈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방향에 따라 향후 노정관계와 사회적 대화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당선자는 이날 후보자 정견 발표에서 “정부는 노동조합의 회계를 통제하고,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노조를 부당행위로 처벌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말들이 대통령과 노동부 장관의 입에서 거침없이 터져나오고 있다”며 “탄압에는 강한 투쟁으로, 억압에는 더 큰 저항으로 투쟁하는 한국노총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공약으로 △한국노총 주도 ‘범국민회의’ 구성 △노조법 2·3조 개정 △타임오프 현실화 △공무원·교사의 정당활동 보장 등을 내세웠다.
정부는 노동개혁의 주요 현안을 경사노위에서 논의하겠다고 하면서도, 노사정 당사자가 참여하는 논의가 아니라 경사노위 내부에 전문가 중심으로 자문단·연구회를 구성해 해당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새 집행부가 꾸려진 만큼, 향후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참여 등에 있어서 사회적 대화를 더 요구하며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정부가 친노동 정책을 펴지 않을 상황에서, 정책 기조에 따라 대화 참여에 들락날락하게 되는 양상을 보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와 류 당선자는 당선사례에서 “윤석열 정권의 노동탄압, 노동말살 폭주가 거세지고 있다. 더 많은 노동, 더 적은 임금으로 대표되는 노동시간 개악 저지 및 직무·성과급제 추진 저지, 노동조합에 대한 회계 감시 중단 등 투쟁의 과제가 남아있다”며 “신임 한국노총 위원장과 사무총장 당선자로서 노총을 상시적 투쟁기구로 즉각 개편하고, 정권의 억압과 탄압에 맞서 더 강한 투쟁, 더 강한 저항을 통해 150만 조합원의 힘으로 승리하는 한국노총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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