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결심 거의 섰다” 출마 시사에···김기현·안철수 빨라진 발걸음

문광호·정대연 기자 2023. 1. 1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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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의원이 17일 대구 동화사를 방문했다. 나 전 의원측 제공.

나경원 전 의원이 17일 “마음의 결심은 거의 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의 가세로 전당대회 구도가 윤곽이 드러나면서 다른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나 전 의원과 선을 긋자 김기현 의원은 “내년 총선의 얼굴은 윤석열 대통령이지 당 대표가 아니다”라고 말했고, 안철수 의원은 “윤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통해서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대구 동화사를 방문해 의현스님과 식사한 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 총선 승리는 바로 윤석열 정부 성공을 담보하는 것”이라며 “당대표의 덕목은 뭐니 뭐니 해도 국민들의 뜻을 대통령께 잘 전달하고, 이간하지 않고 국민들의 마음과 뜻을 잘 전달하는 게 덕목이 아닐까 한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총선 승리에 제가 어떤 자리와 역할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2021년 전당대회에 당대표로 출마했을 당시에도 동화사를 찾았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이날 동화사로 향하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내년 총선 승리는 온 국민이 함께 어렵게 세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며 “선공후사,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정치해온 나경원,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하기 위해 대구 동화사로 간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7일 오후 충남 천안 백석대학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김기현에게 묻고 답하다’ 강연회에서 취재진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이날 대세론 분위기 조성을 시도했다. 김 의원은 이날 충남 천안 백석대에서 강연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많은 당원과 국민들께서 김기현이 당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도 이기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잘 뒷받침할 것 같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 현장에서 느껴진다”며 “그 열기를 잘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기회가 된다면 나경원 전 의원을 포함해서 누구든지 다 만날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에 대해서도 “당의 구성원 모두하고 연대하고 통합하고, 함께하는 탕평을 펼치는 연포탕을 끓여서 당을 한 길로 나아가도록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나 전 의원과 윤 대통령의 갈등이 표면화되자 윤심 마케팅에도 적극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충남 천안시에서 열린 국민의힘 천안병 당원협의회 신년 인사회에서 “내년 총선의 얼굴은 윤석열 대통령이지 당 대표가 아니다”라며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무엇보다도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일단은 제일 좋은 시나리오는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는 것”이라며 “결선투표가 되는 순간 ‘비윤’ 표가 몰리는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결선투표에 올라 나 전 의원이나 안 의원과 맞붙게 되면 수도권 연대를 고리로 공감대를 형성해온 두 사람이 단일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안 의원은 친윤석열 색채를 강화하는 메시지를 냈다. 나 전 의원과 윤 대통령이 멀어지는 틈을 노린 전략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통해서 정권 교체를 이루지 않았나”라며 “그런 동지 의식 때문에 (당원들 중에 저를) 굉장히 가깝게 느끼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SNS에서 “오늘 윤 대통령의 아랍에리미트연합(UAE) 국빈 방문이 마무리된다. 기대 이상으로 성과가 큰 훌륭한 외교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났다. 안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당시 오 시장과 단일화했던 경험을 강조하며 “공동 시정의 파트너로서 시작을 했었지 않나”라며 “인수위에서 만든 국정과제들이 어떻게 각 지자체와 잘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테마였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병 당원들과 간담회도 가졌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3·8 전당대회 일정을 일부 확정지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오는 2월10일쯤까지 컷오프(예비경선)를 마친 뒤 2월13일쯤부터 합동연설회와 방송토론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3월8일 과반득표자가 없을 경우 3월11일께 결선투표를 마친 뒤 3월12일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고 말했다.

당대표 본경선의 경우 50% 이상 득표한 후보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는 3월10~11일 온라인투표시스템(K-Voting)과 ARS(자동응답시스템)를 통해 치른다. 3월9일에 1·2위 후보간 양자 토론회를 한 차례 연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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