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도 주의해야 하는 '심부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은" [인터뷰]
심장은 24시간 쉬지 않고 움직이며 산소와 영양분을 싣고 있는 혈액을 온몸에 흐르게 한다. 이러한 심장 기능이 저하되어 몸에 필요한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는 상태를 '심부전'이라고 한다. 심부전은 발병 5년 이내에 50%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부전은 비단 사람의 문제만은 아니다. 수의사 김건호 원장(스탠다드동물의료센터)은 "울혈성 심부전은 반려견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이고도, 무서운 합병증"이라고 설명하며 이어 "노령견, 그리고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반려견에서 흔하게 나타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려견의 건강을 위협하는 심부전에 대해 김건호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Q. 울혈성 심부전이란?
울혈성 심부전이란 몸에 필요한 적절한 혈액량을 심장이 펌프해주지 못할 때, 심장과 심장으로 피를 보내주는 폐의 압력이 상승한 상태를 말합니다. 울혈성 심부전 상태가 지속되면 결과적으로 체액이 폐와 몸의 다른 주요 장기들로 정체하고, 스며들게 됩니다.
반려동물의 폐에 체액이 정체하면 숨을 쉴 때 폐가 정상적으로 확장하지 못하고, 혈액순환을 통해 산소를 몸의 곳곳으로 보내는 작용에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흔히 ‘폐수종’이고도 말하는 이러한 상태는 다양한 임상 증상과 치명적인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울혈성 심부전 증상은 대개 12시간에서 24시간 이내에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편이나 천천히 시간을 두고 증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Q. 울혈성 심부전은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심장병의 심각도와 진행 속도, 그리고 좌심부전, 우심부전과 같이 심장의 어느 쪽에 기능 이상을 심하게 겪고 있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울혈성 심부전이 발생한 반려동물이 보이는 증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헉헉거림 △호흡곤란 △노력성 호흡 △활력 저하 △식욕저하 △편하게 앉아서 쉬지 못하는 증상 △체액 저류로 인한 복부팽만 △점진적인 체중감소 △잇몸과 혀 등의 청색증 △심장박동수의 증가 △폐에서 수포음이 청진 되는 증상 등입니다.
Q. 울혈성 심부전, 원인이 궁금합니다.
다양한 심장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먼저 말티즈, 푸들, 시츄, 비숑 프리제 등 한국에 많이 보이는 대부분의 소형 견종에 호발하는 점액종성 판막 질환, 판막 기능부전을 꼽을 수 있습니다. 또한, 도베르만, 박서, 그레이트 데인 등에서 잘 발생하는 확장성 심근병증, 동맥관 개존증이나 심방, 심실중격 결손 등과 같은 태어났을 때의 선천적 심장 질환으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강아지 심장사상충 감염증, 파보 바이러스 감염이나 특정 영양소의 결핍, 드물게는 호르몬 질환 등의 악화로 울혈성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반려견도 심근경색 혹은 심장마비가 올 수 있나요?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반려견에서 갑작스런 쓰러짐 증상과 사망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반려견 심장마비의 위험 소인으로 비만, 당뇨, 고혈압, 심한 감염증 등을 제시하는데요. 만약 심장병을 앓고 있는 강아지가 갑자기 쓰러지거나 심장마비 의심 증상을 보일 경우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최대한 빨리 이송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울혈성 심부전의 진단방법은?
동물병원 내원 시 꼼꼼한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를 바탕으로 일련의 검사들을 진행합니다. △간과 콩팥 등의 장기 기능 이상을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와 소변 검사' △폐와 심장의 상태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흉부 엑스레이' △심장의 전기적 활동 이상을 알아보기 위한 ‘심전도 검사’ △심장의 움직임, 내부의 구조적 변화를 가장 살펴보기 좋은, 심장병 진단의 핵심으로 불리는 ‘심장초음파 검사’ △심장사상충 감염 키트 검사 △간접적으로 심장병의 유무나 진행 정도를 유추할 수 있는 '심장근육효소 검사' 등이 진행됩니다.
Q. 울혈성 심부전으로 진단되면 어떤 치료가 진행되나요?
울혈성 심부전의 치료는 원인과 심부전의 심각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울혈성 심부전 치료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첫 번째로 심장의 펌프 능력을 강화하는 강심제를 처방합니다. 두 번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안지오텐신2 수용체 차단제 등으로 혈액량과 혈압을 조절하여 심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약물을 처방합니다. 세 번째, 루프계 이뇨제 등으로 콩팥을 통해 폐와 복부의 체액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약물을 처방합니다. 이 외에도 칼슘 채널 차단제, 알도스테론 길항제, 베타 차단제 등의 약물을 처방할 수 있습니다.
Q. 심부전, 완치할 수 있나요?
아쉽게도 심부전과 그 기저원인이 되는 심장병의 완치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서 불가능합니다. 치료의 목표는 완치가 아닌 빠른 응급 내원과 이어지는 약물 관리 등을 통해 반려견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정기적인 심장검진을 통해 현재 복용 중인 심장약의 효과 및 그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심장병에 맞춘 식단과 영양 급여, 적절한 운동량 제한 및 스트레스 관리와 같은 생활습관 조절이 질병의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반려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모든 병은 예방과 조기발견이 중요합니다. 심부전은 심장병이 일정 단계 이상 진행되어야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심장병의 조기 진단을 위한 동물병원 정기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도움말 = 김건호 원장 (스탠다드동물의료센터 수의사)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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