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전세 보증사고 ‘372→5443건’…금액도 작년 들어 1조원 넘었다

지난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 보증금 미반환 대위 변제액은 9241억원…보험 발급 금액도 55조원 규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에서 빌라왕 김모씨 관련 임차인 피해 현황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계약 기간 만료 후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이른바 ‘전세 보증사고’가 지난해 처음으로 5000건을 넘어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계약이 끝난 후 집주인의 전세 보증금 미반환에 대비해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전세 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을 운영 중이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에게 대신 지급(대위변제)하고 나중에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보증금을 받아내고 있다.

17일 HUG에 따르면 지난해 보증사고는 총 5443건으로 전년(2799건)의 두배 가까이 늘었다. 2015년 1건이었던 보증사고는 2018년 372건으로 처음 세 자릿수가 됐고, 2019년 1630건으로 1000건을 넘어선 데 이어 2020년 2408건, 2021년 2799건으로 거듭 증가했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1월 265건이었던 보증사고는 7월 421건, 8월 511건, 9월 523건, 10월 704건으로 계속 증가했다. 같은 해 11월과 12월에는 각각 869건과 820건의 보증사고가 발생해 두 달 연속 800건을 넘겼다.

보증사고 금액도 2021년 5790억원에서 지난해 1조1726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HUG의 대위변제액도 같은 기간 5040억원에서 9241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대로 올라섰다.

‘무자본 갭투기’를 이용한 조직적인 전세사기 관련 사건이 잇따르면서 세입자들 불안감이 더해져 전세보증보험 가입 건수는 지난해 23만7797가구로 2021년보다 5600여가구 늘었다. 마찬가지로 보험 발급 금액도 51조5508억원에서 55조4510억원으로 3조9000억여원 증가했다고 HUG는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3.6%로 나타났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따지는 ‘전세가율’은 서울과 수도권으로 구분했을 때 각각 평균 62.5%, 68.7%다. 지방은 이보다 높아 무려 77.0%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